쉬운 길일 줄 알았는데, 지나고 보니 가장 힘들었던 경로.
그래서 어쩌면 쓰기도 싫어서 미루었던 기록.
분명 조금 나은 대안을 선택했다고 믿었는데, 엄청 고생했다.
특히 비가 와서 흙길에서.
그리고 바위가 떨어진 곳들에서.
책에서 정기노선 버스가 없다고 말할 때는 그만큼 도로 수리나 정비가 자주 있지 않다는 소리이고, 어프로드 바이크나 사륜차만 갈 수 있다고 할 때도 마찬가지 글 그대로 믿었어야 하고 좀 더 경로 선택에 신중했어야 했었다.
2016년도 새 지도에도 그 책에 대충 나온 경로에 길이 없었던 것도 무시할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비가 많이 오고 있었고, 또 계속 비가 오고가는 중이었다.
당연히 비포장도로나 비가 흐르는 곳에는 토사가 많이 쌓이고, 경사가 가파른 길옆 절제면에서는 바위나 토사가 밀려 내리는 일이 빈번할 것으로 예측하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그런대도 별생각없이 이제 제일 높은 pass/령 이나 제일 멋진 곳은 지났으니, 쉽게 down-the-hill 경로라고 나 편하게 생각했던 것이 탈이었다.
바오락 마을을 지나 고개를 넘으면서.
아직도 운무가 산봉우리를 감싸고 있다.
저 아래길로 내려간다.
다시 올라가고.
다시 내려가고.
지나서야 사진을 찍었지만, 안보이는 쪽이 떨어진 바위가 더 많았다.
급한 경사에 바위들이 작고 큰 것이 떨어진 채로 있어서 서지 못하고 (서면 작은 바위들 때문에 미끄러져서 다시 올라가기 어려울 수 있음) 엄청 신경쓰면서 패쓰.
여기 오토바이들은 바퀴가 얇고 타이어고무가 질기고 잘 달지않는 것을 쓰는데 이들은 작은 돌덩이에 미끄러지면 쉽게 오토바이가 넘어진다.
게다가 나처럼 짐을 많은 위에 얹은 채 짐이 흔들거리는 상태는 더 불리하다.
바로 고개 옆에도 이러게 운무가 있다.
힘들지만 오던 길 계속 간다.
쉬웠으나, 전조.
멀리 보이지 않으니 그냥 길만 보고 갈뿐.
또 올라간다.
아까 보다는 덜 어려워도 또 이런 게 나타날까 신경쓰이는 곳곳의 바위와 돌덩어리들.
올라왔다.
저기로 내려간다.
계속 내려왔다.
아래로 내려왔다.
동네길.
이제는 편하다.
멀리서 소와 있는 아저씨.
평화로운 이제 논길을 지나가는데, 왠 잠자리가 사진기가방에 와서 붙는다.
밀어도 도망가지 않고.
이제 괜찮나? 할 때 나타난 진흙탕길.
와~
끝이 안보이네, 진흙탕길.
이렇게 많이 "개"-고생하면서 왔는데. (참고로 내가 이런 말을 거의 쓰지 않는다)
자세히 보면 지그재그 자국이 보인다.
이 고생하다 보니 목적지 훨 못왔는데, 연료계 바늘이 빨간 엠프티를 가리친 지 얼마됐다.
그래서 내려갈 떄는 엔진을 끄고 연료를 아끼는 중이었는데, 다행히 어느 심산유곡의 고갯길에 마침 휘발유파는 가게가 보인다.
혹시 모르니 가득 채워넣고.
가짜 휘발유면 어때.
배탈만 나지 않으면 배부른 게 장땡이지.
저기로 내려간다.
뭐 이런 길이면 문제가 없다.
이런 길.
말이 보인다.
사파에서부터 말고기를 먹는 식당이 있더니, 얼마 전부터는 산악지대에 베트남에서 내가 직접 보지 못했던 말들이 가끔 보인다.
내려간다.
이제 길은 계속 좋다.
고개 위로 왔다.
멀리 보이는 깊은 산들.
그래도 이제는 도로에 신경을 덜 쓰니 좀 살것같다.
...
그래도 비가 오지 않으니 다행.
계속 내려온다.
저기를 지나왔나?
멀리서는 높았는데, 이제 고개에 서니 별로 크지않은 산봉우리들.
조금씩 덜 험한 산고개길을 내려온다.
이런 시골집들도 지나고.
길이 좋아졌는 데도 멀리의 산들이 나를 안심하지 못하게 한다.
이젠 거의 다 와가는 것 같다.
까오방 거의 다 와서.
까오방 와서 호텔에서 샤워하고 마른옷 갈아입고, 책에서 본 식당 찾는다고 왔다가다 하다 갑자기 온 소나기에 또 발이 묶였다.
남의 집 지붕 아래에서 저녁시간에 배고픈채로.
나중에 확인하니 여기의 일부에는 길이 없다.
적어도 대부분의 지도에는 길이 나타나지 않는다.
아마도 국도가 아직 공식으로 지정되지 않은 길인 듯.
첨부: "제가 가진 2016년도 전국지도와 구굴에서도 두 도시 사이의 길은 말씀하신 34번만 나오지만, 제가 주로 참조한 론리플라넷2014년도 판에 내부의 지도에는 그 위에 다른 길이 나와있어서 그것을 주로 참조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아주 헷갈려서 다시 제 타임라인을 확인한 결과, 이때는 워낙 많이 서서 확인을 했기에 비교적 많은 샘플포인트가 저장됐어요. TL217;TL-304;TL203의 순서로 길을 탄것 같네요.
그외에도 책에 나오는 Na Giang이라는 마을을 지난 것을 기억하구요.
결과적으로는 중국국경으로 계속 타고 호지민 은신처였던 Pac Bo 근처에서부터 남진해서 Na Giang을 거쳐서 까오방으로 도착했네요."
이날의 타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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