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과 노년생활

2014. 10. 23: 집짓기와 여행, 그리고 퇴직생활

cool2848 2014. 10. 26. 15:16

지난 목요일에 거제에 지으려고 하는 컨테이너하우스에 대한 실시설계 초안에 대해 첫 공식 피드백을 하기로 했다.

강소장님과 만남의 장소는 여러번 이용하려다가 월요일에 쉬기 때문에 이용해보지 못한 국립현대미술관/서울에 있는 카페이었다.


그 전날 미리 생각하고 있던 것들 중 글로 쉽게 표현할 수 있는 많은 양을 이미 카톡으로 보냈다.

그것들을 강소장님은 리스트 형식으로 적어 오셨다.

10분 정도 늦게 가서 제 시간에 온 강소장과 커피와 오랫만에 캐롯케익을 먹으며 한숨을 돌렸다.

얘기하다 보니 다 못했는데도 벌써 3시가 약간 넘었다.

점심도 못먹었는데...

4시에 전문위원회의가 있다고 해서 보내드렸다.


그래서 못다한 얘기는 10/27(월) 집에서 계속하기로 했다.

그 주중에는 설비와 전기 하청설계업자들과 모임을 하기로 했고.

12월초에 내가 직접 하려고 하는 기초콩크리작업을 위한 설계도가 이날 나에게 전달되었다.


전에도 한번 얘기했던 것 같은데, 내가 퇴직을 하고 제일 하고 싶었던 것이 집 정리와 여행들이었는데 워낙 집 짓기가 금전적으로 큰 부분을 점유하기 때문에 적당히 하고 여행을 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결국 자유를 얻어 훌훌 털고 여행을 하고 싶었는데, 집짓기에 매이게 되었다고.

그랬더니 강소장님이 말하기를 집짓기도 여행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한다.

흠~

맞다.

어떻게 보면 세상만사가 다 하나의 이벤트(event: 사건)가 아니겠는가?

집짓기 여행!


마찬가지로 우리가 습관적으로 대처하는 행동이나 세파에 휘둘려 일회반창고식의 대응을 해야하는 행위들을 제외한 나름 능동적으로 목표를 가지고 계획을 세우며 무언가 원해서 행하는 일련의 행위들은 우리 인생에 중요한 줄기들이고 여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커다란 나무던 작은 나무던 수십년 내지는 백년여를 살면서 뿌리와 가지를 뻗고 나무잎과 꽃과 열매을 피우고 맺으면서 그 길다면 긴 세월, 짧다면 짧은 시간을 살아 나가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것일까?


이번의 집짓기는 어떤 의미와 즐거움을 나에게 주는 것일까?

내가 가보고저 했던 여행들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이 집짓기가 나의 인생에 부담이라면 오히려 간단히 팽게쳐야 하는 것 아닐까?

이곳은 나에게 정말 노후의 거처로 좋은 곳이 될 것인가?

내가 흔히 말하듯이 그냥, 언젠가 한번은 바닷가를 내려다 보는 곳에 집을 짓고 살아보고 싶다는, 해보고 싶어서 해본다기에는 집짓기는 이미 너무 덩어리가 커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기에는 나의 생각이 너무 게으르거나 너무 안이하다고 생각된다.

좀 더 다른이들의 노후 전원생활에 대한 공부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도움이 필요한 애들이 둘 돌아왔고, 내년이면 하나 더 돌아올 것이다.

쌓여있던 돈은 점점 줄어들고, 집짓기에 들어갈 돈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내가 꿈꾸던 퇴직생활이란 이런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