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과 마당

[스크랩] 화물용 컨테이너를 쌓은 집 - 네모하우스 Living Cube

cool2848 2014. 7. 18. 12:54

 

화물용 컨테이너를 쌓은 집 - 네모하우스 Living Cube

집을 짓기로 결정했을 때 선박용 화물 컨테이너를 떠올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주택의 대안으로서 단골메뉴이긴 하지만 아마 고려대상의 가장 마지막 순위일 것이다. 그러나 수출입을 위한 운송용 컨테이너는 그 자체로 뛰어난 구조체가 된다. 철근 콘크리트, 목조와 마찬가지로 건물의 기본 구조체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건축물로 전환되기에 적합하다. 아울러 바다에 빠져도 가라앉지 않는 기밀성은 건물의 우수한 외피에 견줄 만하다. 전세계의 많은 건축가들이 이 구조체를 모듈로 활용하여 다양한 건축적 실험을 해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거 공간으로의 용이한 변신은 집의 틀인 구조와 외피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줄여서 경제적인 주택 마련의 밑거름을 제공한다. 그와 동시에 컨테이너 주택이 해당 건축주뿐만 아니라 유사한 조건과 요구에 맞아 재생산이 용이하고 도시든 교외든 이동과 설치가 쉽다는 점이 중요한 계기가 되기도 한다.

컨테이너하우스의 독보적인 장점은 경제성과 시공기간이다. 제작기간이 짧고 공장에서의 작업으로 균일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것 또한 장점이다. 외부환경으로부터 내부를 보호하는 기능을 위한 기본적인 장점들이 건축물로 활용될 만한 충분한 잠재력을 가진다. 중고 컨테이너를 이용할 경우 모듈러 방식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친환경적 순환 구조가 극대화되기도 한다.

네모하우스는 빌딩 컨테이너가 아닌 구조적 튼튼함과 안정성이 우월한 운송용 컨테이너를 이용했다. 국제 규격에 따라 모델별로 크기가 일정하고 구조와 방수 등의 성능에 대해 신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약간의 보완을 더하면 컨테이너 고유의 볼륨을 가진 기다란 육각면체의 입체감을 드러내면서 개성 있는 디자인까지 연출할 수 있다.

특히 네모하우스는 하우스 스타일의 건축가 그룹에 의해 진행되는 리빙큐브 시리즈의 한 모델로 4인 가족을 위한 새로운 삶의 터전이다. 어린 두 자녀가 자연과 접하며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마당도 함께 갖추었다. 전남 영암이라는 대지 위치상 건축주와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회의를 갖고 일주일에 한번 꼴로 화상회의와 이메일을 통해 설계 과정을 거쳤다. 건축주의 요구사항을 리스트로 만들어 그 우선순위를 정해 현실적 조건과 디자인 방향에 맞게 조정했다. 약 3개월의 소통 과정을 거쳐 평면 계획부터 외관 디자인까지 초반의 옵션 스터디를 시작으로 3단계 정도로 나누어 발전시켰으며 전체 비용과 일정을 고려하여 디자인을 확정하고 제작하였다.

HOUSE PLAN
대지위치 전라남도 영암군 학산면
대지면적 437㎡(132.42평 / 농지전용면적)
건물규모 지상 2층
건축면적 85.70㎡(25.96평)
연면적 98.61㎡(29.88평)
건폐율 19.61%
용적률 22.57%
주차대수 2대
최고높이 6.20m
기초 매트기초
구조재 컨테이너조(경량철골구조)
단열재 PU, 그라스울, 석고보드
외벽마감 철판 위 도색, 루나우드 루버(전면 1층 구간)
창 호 재 PVC 시스템창호
설계 ㈜생각나무파트너스건축사사무소 031-603-3338
시공 ㈜하우스스타일 02-564-7012 www.hausstyle.co.kr

INTERIOR SOURCES
내벽 실크벽지
바 닥 재 리우 원목형합판마루
욕실/주방 타일 국산, 수입 자기질타일
욕실기기 대림바스, GROHE
주방가구 쿠스한트 하이그로시
조명 국산 계 단 재 자작합판
실내방문 영림도어
붙박이장 쿠스한트 하이그로시
데 크 재 루나우드(삼익산업)
창 호 시스템창호 SWING(삼익산업)

건축주는 아파트의 주거 조건과 차별화되는 공간을 두어 어린 자녀들에게 집에 대한 추억을 남겨주고자 했다. 보조적으로 시작 단계에서 MBTI 진단을 통해 구성원 각각의 성격 유형을 파악하여 보다 선호할 수 있는 주택 스타일링을 도출하는 시도를 함께 했다. 컨테이너 세 개를 활용하여 만든 내부공간의 활용에 초점을 두고 모듈이 갖는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컨테이너 두 동은 간격을 두어 띄어 놓고, 그 사이 빈 공간 위를 나머지 하나의 컨테이너로 덮었다. 기다란 육각면체를 이런 식으로 조합하면 컨테이너 세 개의 사이에 한 개 분량의 실내 공간을 보너스로 얻게 되는 간단한 블록 쌓기의 원리를 통해 전체적인 모습이 방향을 잡았다. 여기에 각각의 직육각면체들의 조형들을 들여 넣고 밀어내서 현관이 있는 진입부와 2층에 뚜렷한 입체감을 더했다. 2층을 연결하는 계단을 단순한 이동경로로만 이용하지 않고 거실공간을 중심으로 1층에서 집 전체의 성격을 부여하는 책장과 연계하고 계단 밑은 아이들을 위한 히든 스페이스를 주었다. 또한 계단을 2층 평면에서 공간을 균등하게 세 등분 할 수 있도록 위치하여 양쪽 각각 자녀들의 방이 될 수 있도록 하였고 가운데는 홀이 되어 책을 읽거나 가족들을 위한 장소로 쓰일 수 있게 하였다. 거실과 안방 그리고 주방은 1층에 두어 일반 컨테이너 폭(2.4m)을 3배 폭 만큼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건물의 내외부 공간은 입체적 볼륨을 갖는 레고 블록 같은 3차원의 매스들 사이에 스며들어 주택에 필요한 각 실들로 자리한다.

수출용 컨테이너의 큰 특징 중 하나는 한쪽 끝에 문이 달려 있다는 점이다. 식탁과 연계된 문은 전창을 사이에 두고 열어 놓을 수 있게 했다. 아담한 테라스를 앞에 두고 저녁을 즐길 수 있는가 하면 현관 쪽에 달린 문은 닫아 두었다가 날씨가 좋은 날 열어주면 실내에 탁 트인 개방감을 선사한다. 닫으면 벽이 되고 열면 창이 되어 때때로 안과 밖의 변화에 적응하고 마치 집이 숨을 쉬는 듯 환기를 돕는다.

공정별 시공비(원)
골조공사 12,000,000
컨테이너 58,000,000
창호공사 15,000,000
단열공사 8,000,000
내장공사 35,000,000
설비공사 8,000,000
운송비용 4,000,000
설치비용 3,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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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 143,000,000
3.3㎡(1평)당 약 470만원
*설계비 포함, 지역 행정처리비용 제외

기존 컨테이너 주택에서 제기되어 온 여러 문제 중 단열 관련 이슈가 제일 크다. 네모하우스는 컨테이너 철판 내측에 폴리우레탄폼을 기밀하게 도포하여 절연시킨 후 그라스울을 벽과 천장(벽의 2배)에 적용하고 석고보드로 마감했다. 이로써 대지가 위치한 공동주택 단열성능기준고시(남부지방 적용기준)의 단열성능을 충족한다. 바닥에는 압출법보온판 위 온수온돌난방을 깔고 컨테이너 하부에 추가적인 단열처리를 하여 난방에너지를 절약하고자 했다. 창호는 아르곤가스가 충진된 Low-E 복층유리 시스템창호를 적용하여 단열성과 기밀성을 확보하였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외부 장식을 줄이는 대신 단열 성능과 난방을 향상시키도록 조정했다.

최종마감재를 제외하고 석고보드까지 취합된 완성모듈은 개당 5톤이 넘는 무게와 12m 이상의 크기 때문에 상하차 및 운송에 상당한 경험과 기술을 요했다. 제작 공장에서 4개로 분리된 모듈이 전문 운송팀에 의해 영암 현장까지 이송되었다. 미리 조성한 기초 위에 1층 모듈 3개를 차례로 놓고, 모듈간 용접 및 바닥 앵커볼트 작업으로 일체화했다. 이후 2층 모듈을 얹는데, 이때 ㎜ 단위의 오차 이내에서 모든 개구부와 연결부를 정밀하게 일치시키는 난이도 높은 작업이 이루어졌다.

↑ PLAN-2F

↑ PLAN-1F

설치 당일 오전 중에 2층 모듈의 고정까지 완료되다보니 아침 밭일을 나갔다 집으로 돌아오던 동네 주민들이 반나절만에 들어선 집에 어리둥절하고 신기해하는 풍경이 펼쳐졌다.

컨테이너와 목구조를 활용한 리빙큐브 시리즈는 3×3m의 최소 규모 주택부터 100㎡ 규모의 일상 주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삶의 모습을 담아 새로운 주거 문화를 제안하고 있다. 이같은 모듈러 하우스 혹은 공업화 주택은 사용목적과 용도에 맞게 최적화되면서 사회적•문화적 요구가 늘어날 것이다. 좋은 사례들을 통해 독특하면서도 기능적인 건축으로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선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글 _ 이강수, 강주형>

건축가 이강수, 강주형
네모하우스를 설계한 이강수와 강주형은 생각나무파트너스건축사무소 공동대표로 모듈러 건축과 도시공간의 구축및 재생에 대한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 중이다. 이강수는 미국건축사(AIA)로 고려대학교와 하버드 건축 대학원을 졸업하고 Kohn Pederson Fox Associates(KPF) 뉴욕사무소에서 경험을 쌓고 현재 연세대학교에 출강 중이다. 강주형은 건축사이며,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근무하였다. 사단법인 한국환경건축연구원의 이사로 친환경 설계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미래친환경건축교육센터 운영위원과 친환경건축물인증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출처 : 시와음악이있는마을
글쓴이 : as112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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