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수리!!!와 항해

2013.1.8: 크루져들과의 만남

cool2848 2013. 1. 10. 15:20

화요일날 저녁에 북창동에 있는 생태집에서 문선장님과 김선장님 두분을 만나 같이 저녁과 차를 함께 하며 얘기를 했다.

선장들이니 당연히 얘기는 항해에 관한 것이었고.

내가 얼마 전에 두분이 쓰는 블로그에 여름에 만났을 때 들었던 겨울 항해에 대해 물어봤고, 이어 문자 메쎄지를 주고 받은 후에 이루어진 만남이었다.

 

여름에 듣기로는 이번 겨울에 두세분이 세계항해를 떠난다고 생각했는데, 문선장님의 배가 가을초에 팔려서 장기간의 항해를 위해서 보다 더 큰 배를 마련하기 위해 일단 미국에 가서 더 큰 배를 사서 위의 두분이 여름까지 한국으로 일단 가져온다는 계획인 것 같다.

(한편, 제주도에 계신 표선장님도 현재 미국 마이애미에서 본인의 숙원사업(?)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서 요트를 최근에 구입했다고 며칠 전에 크루져 카페에서 들었다.)

 

어쨋던, 내가 가장 궁금했던 것은 두분이 아직 나이가 정년퇴직할 정도가 아닌 나와 비슷하거나 약간 아래의 분들인데 어떻게 직장을 집어치고(?) 크루징을 하기로 결정하였나 하는 점이엇다.

문선장님은 미국에서 사업을 하시다가 아마도 퇴직 후에 가족을 지원하고 본인의 크루징 생활에도 충분할만큼의 돈을 버신 것 같았다.

사모님도 같이 배를 타기도 했지만, 장기적으로 같이 크루징을 하실 지는 잘 모르겠다.

 

김선장님은 아직 나이가 좀 더 아래여서인지 애(들)이 아직 교육중이고 손이 간다고 한다.

김선장님도 사모님이 김선장님의 크루징라이프를 인정해준다고 한다.

 

나는 아직도 크루징이 내가 정말 좋아하는 라이프 스타일인지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지금의 나는 퇴직하기 전까지 나의 노후 생활을 풍요롭게 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색소폰연주를 배우고 익히고 싶다.

이는 내가 균형잡힌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나의 최소한의 음악적 소양을 갖추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그런데 나는 나의 가족, 테니스라던지 색소폰연습/연주, 음악과 극장, 그리고 그외에도 다양한 도시생활이 주는 요소들을 무시할 정도로 크루징라이프가 의미를 주지 않는다.

물론 이는 이후에 내가 크루징 라이프를 즐기면서 곳곳에서 테니스라던지 색소폰 연주를 같이 즐길 수 없다는 증명은 당연히 아니다.

 

이에 대해 문선장님의 의견은 자신이 크루징 라이프를 정말 잊지못하고 정말 좋아한다고 말씀하신다.

남태평양에서 만났던 크루져들과 크루징 커뮤니티의 예를 드셨다.

그렇다면 나는 아직도 그런 본격적인 크루징과 크루징 커뮤니티에 소속감과 연대감을 느껴 보지 못해서 크루징 라이프의 의미를 모르는 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상 모든 것이 직접 장시간에 걸쳐서 체험해봐야만 아는 것은 아니리라.

적어도 그런 식으로 모든 것을 하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그래도 세상에는 이런 크루징 라이프를 자신의 인생이라고 믿고 빠지는 사람들이 꽤 있다.

물론 한국사람들 중 그런 부류는 극소수로 손에 꼽을만큼 작은 숫자이지만.

 

추운 겨울 저녁 두세시간 한병의 술과 오징어무침, 그리고 생태찌게 위에서 요트와 남국과 바다와 바람을 가르면서 즐긴 이야기들.

오랫만에 마음이 마구 들떴다.

흐음.

언젠가...

그래도 지금 나는 나의 생활에 만족하는 것 같다.

조금씩 시간을 내어 겨울과 여름에 조금씩 나의 크루징라이프를 확장시켜가보자.

그래도 암체어 크루져(armchair cruiser)보다는 나은 파트타임 크루져(parttime cruiser)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