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수리!!!와 항해

09/2/21(토): 엔진시동키를 잊어 버린 날의 배움.

cool2848 2009. 2. 22. 14:28

 

어제 토요일에는 몇사람을 초대하게 되어 같이 오후에 쎄일을 하기로 했다.

 

그래서 선미의 쏠라패널 지지대를 떼어내는 작업을 하면서도 점심 때가 되어서는 전 주에 부분 수리해 온 쎄일을 장착하는 둥 바뻤다.

물론 전 선주와 같이 항해할 형이 같이 와서 도와줬지만 말이다.

그러던 중 사람들이 왔지만, 아직 배는 준비가 덜 됐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마지막 준비작업을 하는 도중, 나는 엔진의 웜업을 하느라고 엔진시동키를 찾아 시동을 하려고 하는데 시동키가 맞지를 않는다.

헉.

 

이걸 어쩌나?

오늘 배 태워주기로 하면서 바로 이틀 전에 저녁도 잘 얻어먹었는데.

럴수럴수 이럴수가.

 

그래서 이리 저리 다른 열쇠도 찾아보지만 아무 것도 맞지를 않는다.

그러다가  쎄일링을 할 다른 배를 알아봐서 이제 사람들이 다른 배로 항해를 나가기로 하고 일부 옮기는 중.

마지막 방편으로 나사조이개를 가지고 시동열쇠뭉치 뒤의 선들을 두개 접촉시켜 봤다.

 

그 중에 하나에 스파크가 일면서 엔진 시동이 걸린다.

이것이 스타트 모터의 스위치 접점인 것이다.

좀 더 오래 연결시켜 주었더니 엔진에 시동이 걸려서 잘 돌아가기 시작한다.

 

그래도 마음이 않놓여 나는 배에 남아있고 쎄일링을 할 나머지 사람들도 쎄일링을 할 다른 배로 가서 타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부터 였다.

 

조금 후 엔진이 웜업됐을 때, 이제 엔진을 끄고 싶은데 도데체 어떻게 해야 하는 지가 알 수가 없었다.

보통은 엔진 알피엠을 낮추고 시동키를 시동 방향과 반대방향으로 유지 하고 조금 후이면 꺼졌는데.

 

그래서 엔진 알피엠을 최대로 낮추고 기다려 봤다.

5분, 10분, 아무 일도 없이 낮은 알피엠에서 잘만 돌아간다.

아까는 엔진을 시동을 못해서 문제였는데, 이제는 엔진이 꺼지지 않아서 문제이다.

 

나사조임개를 가지고 시동키뭉치를 왼쪽으로 힘껏 돌려서 유지해봤다.

1분, 2분, 아무 일도 없다.

 

엔진실에 내려가서 엔진을 째려봤다.

계속.

아무 일도 없이 잘만 돌아간다.

 

내눈에 보이는 디젤유 필터에 입력되는 모든 콧핏(?)을 다 잠구기 시작한다.

6개이던가 7개.

기다린다.

아무일도 없다.

엔진 소리가 작아지지도 않는다.

조금만 더 있으면 숨이 넘어가겠지.

지켜보지만 엔진은 계속 잘만 돌아간다.

 

엔진실 벽면에 있는 하우스 빠테리와 엔진 빠테리의 스위치를 OFF 위치로 놓는다.

그래도 아무 일이 없다.

엔진을 교체하면서 연료와 전기 모두 직결을 했나?

 

다시 생각을 한다.

포기?

아니다.

엔진 빠테리에 가서 플러스 전극을 풀고 떠어냈다.

역시나 아무일도 없다.

마치 엔진에는 귀신이 붙은 것 같다.

 

엔진을 다시 잘 살펴본다.

이젠 복도에 완전히 편하게 앉아서 말이다.

조타석에서 내려오는 엔료분사량 조정기인 듯 한 것이 보인다.

그런데 그 것을 반대로 살짝 밀어 보았더니 엔진이 딱 선다.

ㅎㅎㅎ

이거야.

엔진이 드디어 섰다.

 

이제 나도 시동키가 없이 엔진을 켤 수도 있고, 끌 수도 있게 되었다.^^

배가 고프다.

점심 시간이 한참 지났다...

조금 있으면 나갔던 사람들이 쎄일링에서 돌아올 시간이 됐다.

 

이젠 나도 남의 차를 열쇠없이 탈 수가 있을까?!

그럼 내 잃어버린 스쿠터보다 더 좋은 것으로 갈아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