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수리!!!와 항해

다시 깨어난 오랜 꿈과 Dream Boat.

cool2848 2008. 9. 25. 23:49

 

아래에 썼지만, 최근에 노후에 어디에서 살까를 생각했었다.

그러다 보니 어디에서 살까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내가 노후에 무엇을 하면서 살고 싶은가라는 점을 의식하게 됐다.

내가 물어본 주변의 몇몇 사람들은 기존의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중심을 두는 듯 했지만...

 

정리가 되지도 않은 생각이지만, 십수년 전부터 막연하게 바다를 보면서 바다에 살고 싶었다.

이것은 전혀 현실과는 거리가 먼 바람에 지나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점도 인정한다.

마치 <희박한 공기 속으로>를 읽고나서는 산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에베레스트산에 가고 싶었던 것처럼.

그렇다고 다른 무슨 뾰죽한 아이디어나 꿈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생각난 것이라도 더 생각해볼 수 밖에.

 

얼마 전에 우연히 다시 요트와 쎄일링에 관심을 두게 되면서 오는 10월말에 <독도국제요트대회>에 다른 사람의 배를 타고 참가를 신청하면서 또 욕심이 생겼다.

요트관련 카페에 드나들다 보니 외국의 중고요트시장에 나온 물건들을 보게되고 <견물생심>이 생긴 것이다.

블로그에서 만난 한 지인의 말처럼 물건을 사고나면 고통이 시작되는 것을 잘 알면서도.

 

최근에 본 물건 중에 마음에 아주 드는 물건이 있어 올려본다.

불루워터 리브어보드 쎄일링 쿠루져 (Blue Water Liveaboard Sailing Cruiser): 장시간을 배에서 생활하면서 대양같은 먼거리를 항해할 수 있는 돛단배를 말함이다.

1980년에 미국에서 제작한 Mason33.

대부분의 이런 배들은 많은 양의 물과 기름과 다양한 기기를 운용하느라고 배들이 커지고 따라서 무척 비싸지는데, 이배는 그들보다 훨씬 작으면서도 그래파이트가 아닌 금속으로 만들어서져서 무지 단단한 배이면서도 오래되서 너무 비싸지도 않다.

현재 주인은 이배를 타고 주로 아시아에서 지구의 삼분의일 정도를 향해했다고 한다.

 

원 설계도의 전체 구성도.

 

 

배의 골격과 물에 잠기는 부분은 모넬(monel)이라는 니켈과 구리의 합금으로 바닷물에 의한 부식에 매우 강한 금속이고, 선실을 포함한 물위의 부분들은 쇠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낮고 긴 킬(지느러미)과 금속판을 대서 만들어서 각진 밑모습이 기능적으로 아름답지 않은가?

 

 

 

돛을 편 전형적인 슬루프(sloop) 형태의 주돛과 앞돛의 모습.

모든 시스템이 혼자서나 둘이서 항해하기 쉽도록 최적화되어 있다고 한다.

뒤에 매단 것은 작은 고무튜브모타보트.

레이다, 위성전화, 햄라디오, 해상VHF라디오, 컴퓨터와 전자지도, GPS, 날씨팩스기 등등이 완비되어 있다.

전체길이 11미터, 갑판길이 10미터(33피트), 침수선길이 7.6미터, 넓이 3.2미터, 최저물깊이 1.5미터, 배수량(?) 6톤.

전체 모습이 속도와 아름다움보다는 장거리 항해를 위한 생존 기능에 맞추어져 있다.

 

정박지에서의 생활 모습.

요트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항해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정박지에서 밥해먹으면서 낮잠자고 책이나 읽으면서 시간을 보낸다.

배에 에어컨은 없지만, 전자렌지, 컨백션오븐, 전기밥솥, 냉장고, 냉동고, 인덕션스토브 포터블발전기 등이 완비되어 있다고 한다.

 

드디어 내가 빠른 것보다 천천히 오래가는, 그것도 쉬어 쉬어 가는 탈 것에 관심을 보이는 점에서 늙음을 느끼게 된다.

관심의 시작은 지인이 물어본 쉽고 빠르게 탈 수 있는 <제트스키>였는데...

How different!

 

이런 배를 구해서 타고 다니면 행복할까?

해봐야 아나???

꿈도 못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