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08/3/13(목) 오후: 첫 리컴 라이드.

cool2848 2008. 3. 14. 21:34

 

며칠 전 만나서 사과나무님 리컴을 보고, 만져보고, 앉아보고, 타보다가 스타트도 제대로 못하고, 계약하고 왔다.

어제 자전거�에 가져다 놓으면, 오늘 이른 오후에 내가 가서 피팅하고 가져오기로 얘기했다.

대만에서 만든 <로시탄테>의 로우 레이서 형의 <바라쿠다>라는 모델이다.

 

드디어 오늘 오전에 일하고, 지하철을 타고 수십년 전 수영하러 가봤던 것으로 기억하는 뚝섬으로 갔다.

역에서 내려 전화로 주인장이 아르켜주신 대로 가니 드디어 <바이크�스>가 보인다.

너무 크지도 않고 적당한 크기에 전문성이 느껴지는 자전거�이었다.

 

엘리노어님이 전화주시고, 일일히 문자로 주신대로 첫째로는 앉아서 허벅지와 배에 닿는 핸들을 올리고 조정한 후에 브레이크 레버를 돌려서 올려달아서 허벅지에 닿지 않도록 조정했다.

둘째로는 앉아서 페달을 밟아보면서 붐대를 더 늘렸다.

조금 더 늘려도 될 것은 같았지만, 일단 너무 급격한 변화보다는 여유있게 발이 구부린 상태로 페달링하도록 조정했다.

그러다 보니 앞 기어 조절 케이블이 너무 짧아서 긴 놈으로 교체했다.

셋째로는 헤드레스트의 조정이었으나, 이미 제일 아래로 내려와있어 더 이상 내릴 수가 없어서 일단 그대로 타보기로 했다.

넷째로는 이런 상태에서 기어를 변화시켜가면서 체인이 여유있도록 두개 정도 더 넣어서 적당한 체인길이를 만들어줬다.

다섯째, 앞바퀴에 공기주입구에 없는 캡을 채우고, 앞뒤 바퀴에 공기를 딴딴하게 넣어줬다.

이거 다 합쳐서 만원이라니 너무 싸다.^^

감사합니다, 사장님.

 

이제 가져간 헬멧을 뒤집어 쓰고, 장갑을 끼고, 클릿신발을 자전거 뒤에 올려놓은 후, 한강공원으로 가는 길을 물어서 나왔다.

바로 앞에 다리를 건너서 경사가 꽤있는 내리막길에서 타보니 핸들이 너무 예민해서인지 똑바로 여유있게 내려가지를 못한다.

그래서 이내 서서 다시 밀고 내려왔다.

길을 건너서 조금 내려오니 드디어 한강공원 자전거길.

 

브레이크를 잡고 시트에 앉아서, 아니 누워서 페달을 위로 돌린 후 왼발로 밀어본다.

조금 가다 쓰러질 듯 하여 세운다.

이렇게 몇번 하다 보니 바로 위 차도에서 두명의 경찰이 유심히 내가 못타는 것을 관찰하고 있다.

약간 머슥해서 보니 바로 옆에 자전거도로보다 약간 높은 곳이 보인다.

그래서 여기서 스타트를 하니 약간 굴러가면서 페달링도 하면서 어찔어찔 가기 시작한다.

페달링을 하기 시작하고.

그런데 왜 이리 똑바로 못가는거야.

그래도 간다.

성공이다.

 

조금 가다보니 성산대교 기점까지 15키로 지점이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그런데 앞에서 공사를 하고 있고, 흙으로 넘어서 인도로 가야한다.

자신이 없어서 그냥 내려 걸어서 통과.

다시 타고 어찌 어찌 스타트를 해서 가기 시작.

 

그런데 이 자전거는 왜 이리 비틀대는건지.

앞 포크가 앞으로 휘여있지 않아 직선성이 부족한 것인지...

그런데 다시 보니 핸들을 조정하면서 좌우가 많이 틀어져 있음도 발견했다.

그리고 아무래도 아직 백미러를 본다던지 페달링을 할 때 핸들에 힘을 주는 것도 발견.

그런데 백미러가 쪼꼬만데, 이놈이 뒤가 잘 보이네.

어쨋던 태여나서 처음으로 리컴을 타고, 50여년 살아온 서울에서 생전 처음으로 와본 한양대 앞 한강공원을 거쳐서 강북강변자동차도로 아래의 자전거도로를 달린다.

한참 오다보니 저 앞에 반포대교/잠수교가 보이는데, 그 앞에 왔더니 약간 언덕처럼 올라간다.

자신에 없어 미리 내려서 약간 걸어 올라간다.

 

이제 내리막이다.

그래서 이제 자전거짐받이에 끼여논 클릿화를 꺼내 바꿔 신었다.

그리고 내리막길을 내려간다.

이내 클릿 자리를 찾아 끼여주고.

역시!

역시 클릿으로 끼니 훨씬 편하고 마음이 놓인다.

넘어지는 경우는 나중에 생각하자, 아니 생각하지 말자.^^

 

점점 더 쎄지는 바람에도 많이 누운 리컴은 큰 영향을 안 받는 듯.

아까부터 앞에 가는 아저씨 뒤를 따라간다.

거북선 선착장 앞에 가는데, 외국소년 둘이 탠덤 바이크를 빌려타다 나를 보더니 인사를 한다.

나도 같이 인사한다: 헬로~

그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나를 보고 자전거를 보지만, 말은 걸지는 않는다.

나도 신경 쓸 여유가 없다...ㅎ

 

이렇게 오다 보니 드디어 성산대교 밑, 조심 조심 주차장을 지나 홍제천으로 들어선다.

그러면 이제 약 십칠팔 키로는 달린 것이구나...ㅎㅎㅎ 흐믓.

홍제천을 반대 방향으로 건너야 되는데, 커브 틀고 잘 모르는 좁은 길에 대처할 자신이 없다.

그래서 내린다.

홍제천을 건너고, 다시 스타트를 하는데 아무래도 잘 안된다.

드디어 운동기구 있는 곳이 약간 높은 것을 발견, 다시 그곳에서 스타트하면서 내려온다.

역시 도움이 되는구만...

 

이렇게 모래내 부근에 와서 차도로 와서 인도에서 약간 타다가 말다가, 길가의 한양삼계탕집 주인에게 약간 설명해주기도 하다가 타기도 하다가 집 앞에 오니 목도 타고 배도 고프다.

그래서 피자를 시킨 후에 나가서 지나가는 우유아줌마에게 큰 우유를 하나 사고, 관심을 보이는 아줌마에게 약간 설명해주고.

집으로 왔다.

옷을 갈아입고, 건조기에 아침에 세탁한 옷을 넣고, 다시 피자집으로 가서 피자와 브레드스틱을 한상자씩 받아왔다.

두통을 받아오니, 왜 이리 흐믓한지.

큰딸과 같이 두쪽씩 두쪽씩 해치우고.

 

그러다 보니 엘리노어님이 다시 문자를 보내왔다.

ㅎㅎ 많이 걱정이 되셨나 보다.

피팅 끝나고도 전화하라고 해서 자전거도로로 처음 내려와 타기 시작할 때 전화드렸는데.

리컴 근육이 생기기 전에는 시속 사오십키로는 힘들다는 문자 메쎄지.^^

ㅎㅎ 아직 비틀거림에서 탈출하지도 못했는데...

(다행히) 아직 아픈데는 없고.

 

이제 첫 시승기도 써서 선배님들에게 보고했으니, 남은 저녁 시간 간단히 테니스 치러 가야겠다.

자상하게 피팅해주신 바이크�스 사장님, 정성드린 저전거를 좋은 가격에 넘겨주신 사과나무님, 특히 자세히 말로 문자로 리컴과 피팅과 운전에 대해 너무 친절하게 도움주신 엘리노어님에게 감사드립니다.

무사운행했습니다.

편히 잘 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