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영화와 책, 음악회,..

2019. 8. 24: 손지연 음악회

cool2848 2019. 8. 25. 14:59

블로그를 통해서 꽤 오랫동안 알고 있는 조용한 지인이 있다.

이분이 가수 손지연을 꽤 좋아한다.

그래서 왜 그렇게 좋아하냐고 물은 적이 있다.

답: ... (말이 없는 편.^^)


최근 유럽여행이 끝날 즈음 이 지인에게서 메쎄지가 왔다: 

시간이 괜찮으면 손지연의 음악회에 초대하고 싶다고.

Yes, of course!


마침 연주회가 있는 날은 내가 지난 몇개월 참석하지 못한 동기들의 밴드 연습을 하는 4번째 토요일이어서 오랫만에 참석한 후에 통상적인 저녁회식에는 빠지고, 공연이 예정된 대학로의 파랑새극장으로 갔다.

간신히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되어, 같이 알게 된 제3의 지인이 사준 설농탕을 약간 급하게 먹고 지하에 있는 극장으로 갔다.


오프닝 연주가 있었고, 이어서 부산 (남)가수의 연주도 있었다.

오랫만의 밴드연습과 급히 거쳐 온 서울시내 토요일 교통, 그리고 저녁식사 때문에 매우 졸렸다.

그래서 계속 미끄러지는 의자에서 졸면서 참았다.

극장의 의자가 불편했다.


이윽고 키가 큰 마른 긴머리에 깔끔떨지 않는 듯한 가수가 나왔다.

히피시대의 포크싱어 같은 차림에 약간은 몽환적이고 쉽게 부끄럼을 타는 인상을 주는 아직도 소녀같은 인상의 사람이었다.

그리고 노래를 불렸다.

아!

더 이상 졸리지 않았다.

지인이 왜 이여자를 좋아하는 지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겠다.

온몸으로 마성이 있는 소리로 노래하는 이 가수가 좋다.

한편으로는 너무 말라서 안타까웠다.


앵콜곡 둘 중 마지막으로 "그리워져라"라는 힛트곡을 불렀다.

이 가수가 Joni Mitchell의 "A Case of You"를 앵콜곡으로 불러줬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입밖으로 요청할 뻔 했다.

나중에 들으니 이 가수를 한국의 죠니미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한다.


끝난 후에 근처 카페에 가서 맥주와 나쵸칩을 먹고 마시며 우리 셋은 주로 이 가수에 대한 얘기를 했다.

그리고 각자들과 관련된 부, 모, 부모들에 대한 얘기도 나눴다.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다.

게다가 나에게는 아주 좋아하게 된 가수를 처음 만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