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2016. 2. 17: 문학장님 병문안과 건강의 중요성

cool2848 2016. 2. 17. 14:40
이번 휴가 귀국을 하기 전부터 꼭 만나고 싶은 분이 있었다.

문세영 학장님.

현재 80세가 넘으셨고, 나랑은 테니스장에서 운동 끝난 후에 같이 일주일에 적어도 한두번은 같이 식사를 하고 헤어지는 나이차는 많지만 친구같은 사이였다.

농구선수를 해서 옛날 분으로는 매우 큰키, 잘생긴 얼굴, 항상 매무시있게 입는 멋쟁이 옷들.


내가 출국하기 전에 만나뵙지는 못했지만, 그 일년 전쯤에 뇌출혈로 쓰러져 중환자실에 계실 때 인천에 있는 한 종합병원에서 만나뵜다.

그 2년 전에 이미 두번 뇌출혈이 있었기 때문에/아니면 상관없을 지라도 이번 세번째 쓰러짐은 아주 심각했다.

반신불수, 의식 말짱.

중환자실에서 누워서 목에 있는 투입구를 통해서 음식을 드시고, 말은 다 알아듣고 말을 하고 싶어도 목소리가 거의 잘 않나온다.

손에는 힘을 줄 수 있고.


1년에서 1년반이나 된 오늘 만남에서도 별 차이는 없지만 그래도 약간 좋아지신 것 같다.

얼굴색도 좋고 말소리나 기억도 약간 더 좋아지신 듯 하다.

얘기 중 내가 이번에 귀국해서 식사한 같이 운동하던 김학장1, 김학장2, 임학장 얘기하며 이름을 잘 기억 못하자 잘 들리지 않는 (사모님은 옆에서 알아들으시는) 소리로 이름들을 먼저 기억해 낸다.

그래도 오십보백보, 침대에 누워서 다른 이의 도움으로 생활해야 한다.

24시간 공동도우미들이 중환자실에 있고, 아직도 고운 사모님이 옆에서 수발을 든다.


반시간여 재활치료 준비 전까지 손을 잡고 얘기하다 돌아왔다.

글쎄 분명 사랑을 받으시며 살아계시지만, 얼마나 답답할까?

본인이 농구선수 출신이고, 한국을 대표하는 대학운동부 지도교수를 수십년 해와서 육체적인 면에서는 항상 빼어난 이들과 어울리고 자신도 있었지만, 생의 마지막 정신은 말짱하지만 육신은 못움직이니.


본인은 몰라도 이렇게 행복할 수가 있을까?

제3자의 눈으로 볼 때는 행복하다고 하기가 힘들지 않을까.

이렇게 보면 사랑을 받고 육체가 불편한 것보다는 사랑과 불편함의 정도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사랑을 못받아도 자신의 건강한 육체로 죽을 때까지 남의 도움을 받지않아도 움직일 수 있으면 그게 더 나을/행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