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나이와 요트 크기.
며칠 전 "크루져포럼"에 나이와 요트 크기의 관계에 대한 글이 올라왔다.
많은 크루져들이 나이가 들어서 요트를 소유하게 되고, 오랫동안 요트를 가졌던 사람들도 나이가 들면서 물리적, 정신적 변화와 함께 재정적 변화도 겪으면서 과연 어떤 배가 특히 배의 크기에 어떤 변화가 바람직하냐는 문제 제기였다.
대부분의 답들은 커플이 운항을 하더라도 밤항해라던지 최악의 경우 크루 중 한사람이 다쳐서 도움이 못되는 등의 많은 경우 혼자 다뤄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리브어보드 편의성을 제공하면서도 물리적으로 혼자 다룰 수 있는 요트 크기인 35~40 피트를 시니어? 크루져들이 다루기고 살기에 적당한 크기로 생각하고 있었다.
반면 소수의 나이든 크루져들은 오히려 나이가 들어가면서 몸의 유연성이나 힘이 없어지기에 파워윈치나 인붐쎄일등의 장비가 더 필요하게 되고 마스트로 가지 않고도 칵핏에서 모든 항해를 조정할 수 있는 장비와 구성이 필요하게 되니 이런 다양한 조종 편의성을 지원하는 좀 더 큰 요트가 편리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B) 내 요트 선호 요소 분석.
나에게도 이번 요트 구매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요인 중에 이미 나이가 든 기술과 지식 측면에서 숙련된 항해자가 아닌 나에게 필요한 것은 싱글핸드 레디된 장비들을 가지고 있는냐 여부가 게스트를 위한 여분의 방이나 화장실보다 더 중요한 결정요인이 될 것 같다.
아래는 내가 현재 생각하는 요트 선택과 구매에 관련된 요소들이다.
(HC: Hard Constraint, 필수적인 보유요소(1/0); SC: Soft Constraint, 있으면 좋은 아날로그스케일의 요소 (0.0~1.0))
(1) 가격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현재 내가 사용하거나 가용할 수 있는 한도가 있다.
(1.1 HC) 돈을 꿔서 배를 사서 크루징을 한다는 것은 우리 부모세대에게는 용납할 수 없는 생각이고 내 세대에서도 이해되기 어려운 생각이지만, 중단기적으로 내가 어렵지 않게 갚을 수 있는 돈을 대출했다.
(당연하게도 갚을 수 없는 돈을 꾸면 않되겠지요.)
(1.2 HC) 그렇지만 배값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처음 사면 refit 비용이나 브로커, survey비용, 등록세, 보험료 등의 초기 일시적 비용이 발생한다.
(1.3 HC) 이외에도 정기적으로 1년을 주기로 수리비, 장비 구입비, 계류비, 연료비, 식비, 보험료, 귀국 여행비, 의료비와 비상금 등도 고려해야 한다.
이런 비용을 수령하는 연금으로 잘 커버할 수 있는 지 여부도 생각해야 한다.
(1.4) 또 작은 돈이 아니기 때문에 요트 구매에서 내가 원하는 삶을 얼마나 싸게 허용해줄 지 여부의 가성비와 중장기적으로 이 구매에 투자효용이 있는 지 여부도 따져봐야 하겠다.
(2) 단기적 크루징의 편의성이 우선이지만, 장기적 목표가 될 수도 있는 궁극적인 대양항해 등에 필요한 Sea-worthiness와 항해적 요소들도 적극 고려.
(2.1 SC) 극한 안전성: 금속배 우선.
(2.2 HC) Single-handing 용이성: 셀프택킹 스테이슬 및 인붐/인매스트 메인쎄일 선호.
(2.3 SC) 안전성과 안정성: 풀킬이나 보호된 프로펠러, 스케그있는 러더 등.
(2.4 SC) 다양한 일기에 대한 보호: 파일롯하우스 선호.
(2.6 HC) 계류 용이성: 무어링과 계류, 앵커링 편의를 위한 파워 앵커와 보우스러스트 리모컨 선호.
(2.7 SC) 정보통신장비의 우수성과 폴트톨러런스: 주요장비의 여유, 최신여부와 상호 비교가능성, 햄래디오와 AIS, 위성전화 등.
(2.8 HC) 극한상황 대안장비: Epirb, Liferaft, life jacket 등.
(3) Live-aboard 요트로서 Livability.
(3.1 SC) Liveaboard 공간 확보: 매스터캐빈과 싸롱과 칵핏등의 공유공간의 종류와 편이성.
(3.2 SC) 위생과 프라이버시: 별도샤워, 화장실, 외부 샤워 등.
(3.3 SC) 기본 요리공간과 식품저장 용이성: 항해중 요리가능한 갤리/부엌, 냉장고와 냉동고 여부와 크기 및 조리기구와 식기 등 구비 여부.
(3.4 SC) 인터테인멘트 장비: TV와 오디오 질 여부, 객실 갯수 여부와 격리가능성.
(3.5 HC) 딩이와 모터 등: 장비의 기능성, 육지에서의 전기스쿠터, 스노클및 스쿠버장비 여부.
(4) 기타 고려사항.
(4.1 SC) 배의 현 위치: 단기적 크루징 가능성.
(4.2 SC) 감성적 측면: 멋진 디자인.
(4.3 SC) 실질적 지원 가능 여부: 미국처럼 크루징 관심 가능 친구 존재 여부!
(4.4 SC) 중장기적 유튜브나 존재적 가치.
(C) 크루징 목표, 또 하나.
(+1) "요트 크루징"의 목표는 "여행"과 같다고 생각한다.
물론 차이가 있다면, 보통의 여행에서는 육지 위와 사람, 문화들과의 만남이 공간적 대상적 목표라면 요트 크루징에서는 바다와 자연과의 만남이 그 대상이지 않나 생각된다.
그래서 요즘 코로나팬데믹 시대에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근본적인 방향에서는 오히려 잘 어울리는 여행-모드라고 보인다.
첨부된 두 사진이 상징하듯이 하나는 바다와 노을과 나 하나(?)의 인간관계없는 여행이 될 수 있고, 또 하나는 마을에 계류되어 기존의 인간관계는 아니지만 흘러가는 짧은 열린 인간관계와 마을 역사, 문화와의 만남이 주 관계대상이 될 수 있겠다.
물론 "Alone Together"에서 저자가 얘기하듯이 혼자서 망망대해에서 아무도 못만나고 스치지도 못해도 인간은 혼자가 아니라는 깨달음을 경험하는 과정이 장거리항해의 의미가 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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