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고로 위의 사진은 본인이 사용하는 빈티지 색소폰으로 1920년대에 생산된 미국 Conn회사의 <츄베리> 모델이다.
(보통 이와함께 OttoLink의 슬랜트 Tone Edge모델 (4호)를 사용하고 있다.)
이날은 정기적으로 가려고 생각했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리다 보니 보통 가게되지 않았던 색소폰 문화교실의 수요일 초급반에 갔다.
양총무님이 지난 주부터 꼭 이날 오라고 약속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보니 오늘은 푸짐한 술과 음식을 마련하고 송년파티 겸 발표하는 날이었다.
나는 덕분에 엄청 맛있게 먹고 마시고 옆자리의 허양선생님, 김우택님, 이영봉님, 장석진선생님과 색소폰에 관해 평상시에 듣기 힘들었던 좋은 얘기를 들었다.
아래의 내용은 이때 듣고 생각한/결심한 것들이다.
1) 첫번째는 같은 클래스에서 제일 좋은 알토 색소폰 소리/톤을 가지고 있다고 내가 생각하는 김우택씨가 아직도 단장님 외에, 다시 확인차 물어도 클래스나 국내외 프로를 포함하여, 자신이 원하는 소리를 발견하지 못했고,
그래서 가까이 가지지않는 것 같지만 (어린 자신의 손녀도 좋아하는) 단장님의 부드럽고 질리지않는 소리를 닮으려고 노력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 얘기를 들으니 이렇게 자기가 좋아하는 소리를 알고 노력하니까 본인은 아직 만족하지 못할지 몰라도 옆에서 듣기엔 이렇게 좋은 소리가 나는거구나 하는 작은 깨우침이 왔다.
나도 내가 내고싶다고 생각하는 바라는 소리/톤을 발견하고, 이렇게 소리가 나도록 흉내내고 노력을 해야겠다.
지금처럼 내가 원하는 소리를 모르거나 의식하지 못한다면, 내용을 가진 목표가 없이 단지 형식적인 오류가 없기만을 바라며 연습하니 목표를 지향하는 효율적인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고 발전한다고 해도 문법적으로는 오류가 없어도 내용적으로는 감흥이 없는 음악표현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기적으로는 앞으로 다양한 색소폰 연주를 들으면서 내가 어떤 색소폰 소리를 원하는지 탐색하겠다.
구체적으로 내가 과연 어떤 색소폰니스트의 어떤 연주가 왜 어떻게 좋으냐를 구체적으로 알고싶다.
과연 나는 색소폰 소리를 정말 좋아하는건가?
또한 잠정적으로 지향할 연주의 지표로서 단장님 연주 CD에 포함된 곡들을 아이폰에 다운받아서 연주 연습 비교에 활용하도록 한다.
2) 두번째는 내가 3년반 전에 이 교실에 왔던 초기부터 단정한 연주와 꾸준한 봉사활동으로 내 눈을 끌었던 장석언 선생님과 부드러운 연주와 카페 댓글의 명인인 이영봉님과 얘기를 하다보니, 단장님이 편집해놓은 연주곡집에는 다양한 스타일과 박자, 높낮이가 있어서 이 연주곡집을 다 잘 연주할 수 있다면 상당한 수준의 실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이 연주곡집의 모든 곡을 발표하면서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 표현방식들을 익히는 좋은 방법이다.
3) 세번째로 허선생님은 80세에 가까운데, 매달 발표할 때 그 다음달에 발표할 곡을 선정하고 매일 두세시간씩 연습하면서 평균적으로 발표곡을 500번 정도 연습하고 나서 발표한다고 한다.
나는 이 정도는 못해도 100번은 연습하고 발표하도록 하겠다.
(단장님이 김선생님한테 한곡을 100번 연주해보라고 했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그가 닮기를 원하는 연주/단장님 연주와 어떻게 다른가를 알게 될 것이라고.)
김선생님 얘기처럼 몇번에 한번씩은 연주를 녹음해서 비교하고 확인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으로 연습하는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4) 네번째로 나는 지금부터 포기하지않고 허선생님 같은 나이대가 (70대말) 될 때까지 꾸준히 색소폰을 연습하겠다.
일이년에 끝날 일이 아니고, 무슨 일이나 trivial한 게 아니라면 십만시간(?)은 보내야 익숙해진다는 이론도 있듯이 즐기면서 꾸준히
앞으로 10년 아니면 허선생님 연세가 되는 20년 가까이 연습한다면 아마도 원하는 소리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적어도 가까이 갈 수 있으리라.
그러자면 당연히 연습도 즐거워야겠지.
장기적으로는 100세까지 즐겁게 계속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기대해본다.
5) 다섯번째로 가장 기본적인 롱톤, 비브라토, 스케일 연습 등을 틈틈이 실시한다.
장선생님은 앨토에서 테너로 간 후에 만족스럽지 못한 자신의 소리에서 롱톤의 훈련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고 비브라토와 섭톤, 칼톤 등의 기초를 단련하려고 한다고 얘기한다.
나도 스케일 연습이 운지나 톤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이미 알고 있다.
그러니 노래 연습만이 아니라 기본적인 롱톤연습과 함께 비브라토와 스케일, 화음 연습 그리고 나아가 다양한 표현 방법들을 배우고 연습해야겠다.
6) 여섯번째는 약간 다른 내용이지만 내가 정말 원하는 무악보연주를 위한 훈련법으로 연주 시에 속으로 계명을 말하며 연주함으로써 머릿속에 기호인 계명과 물리적인 현상에 반응하는 감각기의 반응인 음높이를 내 머리 속에 연상강화시키도록 노력한다.
이렇게 하면서 발표곡의 계명을 부분적으로라도 외움으로서 단기적으로는 악보를 보지않고 특정 곡의 연주가 가능하고, 나아가서 장기적으로는 타인의 음악을 듣고 따라 연주하던가 화음을 넣을 수 있게 청음능력이 후천적으로 생길 것이다.
이런 배움의 길을 잘 밟는다면, 이것만으로도 내가 조기정년한 결정이 내 인생에서 결코 무의미한 것이 아닌 의미깊은 일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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