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니 제가 여기 문화교실에 처음 들어와 소개글을 써서 흔적을 남긴 것이 2011년 7월이네요.
벌써 3년반 가까이 되는군요.
아마도 단장님께서는 여기 글들을 읽지는 않으시는 것 같지만, 그래도 제 고마운 마음을 표시하고 싶었답니다.^^
제가 아주 오래 전에 색소폰을 사서 조금씩 불었지만 대개 2달반, 최대로는 6개월을 넘겨 계속 불고 배운 적이 없었습니다.
처음 일본에서 연구년가 가서 40대말에 첼로를 시작했다는 그곳 교수를 보고는 1993년인가 귀국 후에 종로에 있는 학원 등록하고 몇번 가고 말았네요.
몇년 뒤에는 대학생에게 개인 레슨 두어달.
또 몇년 뒤에는 모 백화점 문화교실 두어달, 이건 몇년 지나서 또 다시 반복을 두어번.
가장 최근에는 프로 색소포니스트에게 네다섯 달을 배웠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쁜 직장생활에 더 늦기 전에 배우고 싶다는 마음에 스트레스만 받았지 제대로 즐겁게 느끼면서 배운적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오래 끄적거렸는데도 부끄럽게도 어느 정도라도 제대로 연주할 수 있다고 느끼고 할 수 있는 곡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물론 배움을 포함하여 무엇에도 집착이 강하지 못하고 천성적으로 게으른 제탓이지요.
한번은 홍대앞에서 인천공항까지 택시를 타고 가는데, 같이 기다리던 인천 송도록페스티발에 참가하러 왔던 남미출신의 밴드 가수이자 기타리스트와 동승하였습니다.
그래서 그에게 물어봤더니 음악을 잘 (연주)하려면, 음악을 (배우는 과정을) 즐겨야 한다고 말하더군요.
맞는 얘기라고 느껴졌습니다.
논어에도 "아는 것이 좋아함만 못하고, 좋아함이 즐김만 못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저는 여태까지 색소폰 배우는 것이 스트레스-ful 했습니다.
그렇다고 어떻게 색소폰 배우는 것이 즐거울 수 있을 지 막막했답니다.
그런데, 여기 집에서 가까운 데에 내내 있었고, 제일 가격도 싼 이곳 구청 문화교실에 저에게는 제일 좋은 선생님과 동학들이 계실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다시 오랫만에 색소폰을 손에 쥐고 버벅댔지만, 이젠 즐겁습니다!
그 남미 가수가 말했던 즐거움을 저는 여기 서대문구청 문화교실에 와서 요즘 조금씩 느낍니다.
여기 와서도 여전히 여름과 겨울에는 돌아다니고 강습에 빠지지만.
지금처럼 제가 색소폰연주를 즐겁게 배울 수 있는 강습 환경과 분위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런 것들이 가능하게 하는 단장님의 교육방식과 성실성에 감사드립니다.
단연코 단장님께서는 제가 아는 사람 중에서 가장 성실한 분 중에 하나임에 분명합니다.
물론 여기 문화교실에 발을 들여놓은 후에도 대학로에 가서 강좌도 듣고 개인레슨도 받았지만, 이 모든 것을 즐겁게 해준 것은 바로 단장님으로부터의 가르침이 시작입니다.
제가 어렸을 적부터 일기를 쓰고 싶었지만, 고등학교 때 연애을 할 때 쓴 일이년간을 제외하면 한달 이상을 쓴 경험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던 제가 다음에 블로그를 쓰면서 이미 수년간 일기처럼 글을 쓰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저의 일기는 블로그에서 작지만 꽃을 피운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습니다.
마찬가지로 제가 여러번을 색소폰 연주를 배우려고 시도했습니다.
그러던 제가 여기 문화교실에서 단장님 밑에서 배우면서 드디어 "만년초보" 딱지를 떼고 이제는 제법 색소폰 연습한다는 말을 지인들에게 하는 것이 부끄럽지는 않은 단계가 되었다고 자찬해봅니다.
꽃을 피우는 단계는 아니라도, 이제는 튼튼한 뿌리와 줄기를 바탕으로 잎도 나고 미래에는 꽃몽우리를 맺을 수도 있는 건강한 중급 단계에 들어섰다고 생각됩니다.
아직도 멀고 멀지만, 괜찮습니다.
즐겁기 때문에 먼길이 오랜 즐거움이 되는 것이니 오히려 먼 것이 다행스러울 수도 있겠습니다.
보다 수준이 높아진 친구들과의 밴드활동도 이런 즐거움에 하나이니 오랠수록 어쩌면 좋겠습니다.
단장님 수준에 그 연세에도 그렇게 열심히 연습하시고 가르치시고 연주하시는 것을 보면 감동스럽습니다.
이제는 누가 보아도 적당히 하셔도 되실 수준이고 연세이신데...
그래서 더욱 마음에 채찍이 됩니다.
물론 이런 진짜가 아닌 채찍에 찍소리 내거나 괴로워할 제가 아닙니다만.^^
그런 의미에서 단장님께서는 저 그리고 나아가서 저희 (감히 제자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들에게는 더 이상 훌륭할 수 없이 좋은 "멘토"이십니다.
단장님,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오래 건강하십시요.
그래야 제가 훌륭한 연주를 즐길 때를 보실 수 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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