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사진은 아프릴리아-코리아사의 홈페이지에서 복사해온 것이다.>
어제 내가 구입한 스쿠터는 이태리의 피아지오(Piaggio)그룹의 아프릴리아(Aprilia)사에서 나온 "Sportcity Cube300", 2011년형으로 6월에 구입하고 등록한 젊은 전주인이 엔진과 전기부분에 여러가지 튜닝과 길들이기가 끝난 3,300km 정도 달린 거의 새 차량이다.
300은 배기량의 인플레된 지칭이고, 큐브는 왜 그런 모델 이름을 붙였는지 궁금한데, 그 앞에 모델 이름인 스포츠시티는 아주 적절하다고 보인다.
그야말로 이 스쿠터는 city를 sports화 하는 기계라고 생각할 수 있다.
매일 매일 내가 사는 이 도시 자체가 나의 스포츠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얼마나 즐거운 발상인가?!
이런 의미에서 이 스쿠터의 모델명은 이 스쿠터가 지향하는 바를 아주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두어번의 짧은 라이딩을 통해 잠시 첫인상을 말해본다.
이 스쿠터의 순정 스테인레스로 만들어진 머플러와 테일파이프도 소리와 모양새 측면에서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른 바이크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순정 특유의 개성이 없는 기계적인 배기음은 내 마음을 흡족하게 하지 못했다.
반면 내가 구입한 모델은 Akrapovic사의 타원형의 티타니움과 카본으로 만들어진 머플러와 Malosi사의 구동계세트와 에어필터를 장착했다.
아크라포빅 머플러의 모양새는 순정의 것보다 크게 낳다고 말하기도 어렵지만, 아마도 무게의 측면에서는 구조와 재질 때문에 몇 킬로그램 정도 순정의 것보다 가볍게 보인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점인 소리의 측면에서 아크라포빅 머플러의 우렁찬 배기음은 좁은 골목을 지나갈 때는 걸어가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가속할 때 이 바이크가 지향하는 스포츠라는 이미지에 잘 어울리는 열정과 존재감 가득찬 소리를 만들어주어서 타는 사람에게 커다란 만족감과 동시에 타 차량들에게 이 작은 물체의 존재를 확인시켜 준다.
우렁찬 배기음과 함께 일반 125씨씨의 크기보다 약간 크지만 비슷하게 생긴 이 스쿠터는 라이더가 스로틀을 잡아당기기 무섭게 스쿠터로서는 엄청난 G-force로 탄사람을 뒤로 잡아당기며 앞으로 튕겨져 나간다.
ㅎㅎㅎ
마음 속으로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이거야!
아마도 이 겉보기에는 모양이 50씨씨나 125씨씨와 거의 잘 구별이 않되고 몸체의 플라스틱의 짜임새는 그들보다도 자세히 보면 오히려 못한 이 스쿠터를 그들보다 몇배의 돈을 주고 구입한 많은 이들의 몸이나 마음 또는 둘다 젊은 구매자들은 바로 이점 때문에 이 스쿠터를 구했으리라.
달리는 기계의 세계에서 나의 로망인 Honda의 CBR954RR보다 훨씬 싼 가격에 훨씬 편하게 일상생활 중에서라도 원하면 원하는대로 있는 자리에서 그 시간에 유쾌한 느낌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달리는 기분이다.
바이크라는 지칭이 오히려 더 잘 어울리는 이 스쿠터의 심장에는 이태리의 많은 250~300씨씨급 스쿠터에 공통으로 사용되고 중급 스쿠터 엔진으로는 평가 기준으로 많이 비교되는 평판이 아주 좋은 (아프릴리아사의 모 기업인) Piaggio사(?!)의 Quasar 278씨씨 수냉 4-stroke 네개의 밸브를 가진 (DOHC?!) 단기통 엔진이 자리잡고 있다.
22.5마력과 22뉴톤-메터의 토크를 자랑한다.
(참고로 현재 내가 주로 타고 다니는 여러면에서 만족해하는 현재의 생활스쿠터는 타이완에서 만든 스즈키사의 소형스쿠터인 GSR-125 NEX이고, 공냉식 124씨씨의 단기통 엔진으로 최대 출력은 9.3마력에 머무른다.)
과연 이 스쿠터라면 날로 불만족스러워지는, 아니면 적어도 그렇다고 내가 느끼는 나의 일상을 다시 만족의 나날들로 바꿀 수 있을 것인가?
이미 내 자신이 깨달아 버린 부지족(不知足)의 내 마음은 아마도 몇날이나 몇달은 만족의 느낌으로 기쁘겠지만, 과연 이 스쿠터가 내가 거의 준이상형으로 느끼면서 지난 8년여를 가지고 있는 CBR954RR이 내게 주어온 것과 같은 만족감, 아니면 나는 도저히 너를 따라갈 수 없고 네가 내 옆에 있어주기만 해도 고맙다라는 존재에 대한 순수한 고마워하는 마음(appreciation)을 내가 가지도록 만들어줄 수 있을까?
물론 동시에 이 스쿠터는 내 일상의 주 교통수단으로서의 다양한 계절과 (시장보기, 테니스장가기, 직장나들이, 또 이러저러한 시내나들이 등등의) 활동에 필요한 업무들을 불편하지 않게 수행해야만 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이런 일상 "생활용스쿠터" (상업용도 아니고 스포츠용도 아닌) 는 나에게 다양한 환경과 시간에서 나를 만나고 나를 접대하고 서비스해야 한다.
한마디로 나의 하루하루의 행복이 이 물체로 인해 좌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나와 가깝게 지내기 때문에 나는 편하고 따뜻하고 시원한 자동차와 멋지고 빠르지만 특정한 때에만 날쌘 스포츠 바이크를 차고에 버려두고 현재같이 스쿠터를 사랑하게 되었고, 지난 십수년간 십여대 넘는 크고 작은 스쿠터들을 좋아하고 미워해 왔던 것 같다.
지난 이틀간에 걸친 두어번의 라이드와 한번의 짧은 자유로는 나를 아직까지는 희망적이게 한다.
그러나, 지난 몇년 간 나를 스쳐간 스쿠터의 수를 아는 나는 아직은 이 스쿠터도 나도 믿지 못한다.^^
내 마음이 아니라, 다시 스포츠시티 큐브300 스쿠터 자체로 돌아가 보자.
위에서 언급한 뛰어난 능력의 엔진이 상대적으로 작고 비교적 가벼운 몸체에 얹혀있고, 거기에는 큰 바퀴들(앞뒤 15인치 알루미늄 휠)과 세개의 디스크 브레이크와 (앞 두개의 260mm 디스크, 뒤 한개의 220mm 디스크) 쇠망으로 둘러쌓인 브레이크액 전달튜브로 무장된 브레이크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엔진 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몸체와 많고 큰 디스크 브레이크, 그리고 확실한 접지력을 위한 크고 넓은 타이어, 이런 콤비네이션은 내가 타본 스쿠터로는 확실하고도 제동력과 정밀한 제어력을 제공하는 뉴티맥 빼고는 이렇게 확실한 제동력을 보지 못했다.
그러니 확실한 파워의 엔진과 확실한 제동력을 가진 기초가 탄탄한 바이크이다.
게다가 이미 언급한 작은 몸체에 큰 바퀴는 엔진과 브레이크시스템에 비해 모자라는 듯한 서스펜션시스템으로 조금 덜 안정된 라이드를 보인다.
위에서 언급한 CBR954RR같은 스포츠바이크의 도로 노면을 충실히 따르는 빠르거나 느리거나 자동차도로이거나 동네길에서나를 불구하고 탄 사람에게 믿음을 주는 서스펜션을 못 따라가는 것은 물론 얼마전 소유했던 스즈키의 젬마250 같은 무겁고 낮은 스쿠터이면서 견고한 몸체 프레임과 싱글링크의 뒷서스펜션이 주는 부드럽고 확실한 라이드에도 물론 못 따라간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지난 2년여간 꾸준히 거의 매일 타온 스즈키 넥스 GSR125같은 125씨씨급의 일반 스쿠터보다는 무게와 바퀴의 크기와 넓이에서 오는 안정감과 충격흡수력으로 인해 시속 100km 정도의 빠른 속도에서 특히 훨씬 나은 안정된 라이드를 제공한다.
아직 많이 타보지 않고 특히 빠르게 달려보지 않아 확언할 수는 없지만, 스쿠터로서 평균 이상의 점수를 줄 수 있다.
다만, 이 스쿠터의 엔진, 디스크, 작은 몸체에서 오는 최고속과 가속력, 그리고 타는 사람들의 도시를 놀이터로 만들고 더욱 만들고 싶어하는
기대감과 성향에 특히 뒷 서스펜션은 고속의 영역에서는 만족스럽게 부응하지는 못한다.
현재 내 눈에 거슬리는 이 스쿠터의 단점은 의외로 부실한 바이크 몸체를 이루는 플라스틱 덮게들의 정교하지 못함이다.
내가 이 스쿠터를 구입하면서 페라리의 파워와 아름다움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일제 스쿠터들 몸체의 정밀한 짜임새와 매끈한 표면은 아니라도 타이완 제품들의 가격대를 넘어서는 실용적인 짜임새와 모양은 기대했었다.
그런데 막상 구입한 내 첫번째의 이태리 바이크의 피부는 거의 싸구려 중국제 스쿠터의 것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스케이트 잘 탄다고 다들 김연아선수같은 아름다움과 우아함을 같이 가진 것은 아니라는 세상의 이치를 내가 모르는 나이가 아니다.
스케이트 선수의 아름다움은 피부의 고움이 아닌 스케이팅 자체의 파워풀한 속도감과 점프, 정교한 자세와 다양한 변화와 민첩성 등에서 오듯이 스포츠시티의 아름다움은 빠르기와 민첩하기, 확실한 제동력과 핸들링 등에서 오는 것이고, 나는 거기에 확실히 적어도 아직까지는 확실히 만족한다.
아 이 스쿠터에서 이 허접한 플라스틱들을 떼어내고 할리데이비슨같은 미니말한 쇠쪼각들만으로 구성한다면 아마도 내가 가장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생활용 교통수단이 되지 않을까!
그러나 현재의 플라스틱 커버도 너무 가까이서만 보지 않는다면 5미터 미인의 디자인은 충분히 됀다.
아쉬운 것은 앞의 포켓에도 서류와 장갑 외에는 거의 아무 것도 들어가지 않고, 안장 아래의 주 트렁크에도 작은 하프페이스 헬멧은 몰라도 내가 주로 사용하는 고속의 주행에서는 사고시의 부상확률과 고속 시의 소음방지를 위해 추천하게 되는 풀페이스 핼멧은 들어갈 수가 없이 작다.
그래서 이 스쿠터를 나의 생활에서 다양하게 활용하려면 안장 뒤에 거치장스러운 탑박스를 장착하는 것이 거의 필수적이라고 보인다.
그래서 오늘 집에 남아있던 예전에 사용했던 적이 있는 검정색 탑박스를 이 스쿠터에 장착했다.
오늘 집 근처 자유로에 가서 이 스쿠터를 잠깐 달려 봤다.
불법인 것은 알지만, 유혹을 떨칠 수 없었다.
가속은 워낙 좋지만, 일단 스쿠터의 속도계에서 시속 140km를 넘어서니 거의 없는 듯한 윈드스크린 위로 똑바로 앉은 자세의 나를 치는 바람으로 더 이상 가속이 않된다.
내가 자세를 약간 굽히면 조금 더 속도가 올라가는 것을 알겠고, 전 주인은 옵션인 윈드스크린을 장착한 상태에서 시속 155km를 내봤다고 한다.
아직은 얼마나 이 차의 속도계의 오차가 있는 지는 모르겠으나, 내 몸의 느낌은 지난 주말의 CBR 주행 때와 비교해서 속도계 상의 속도가 실제 속도와 크게 오차가 있지는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내가 보기엔 어차피 생활스쿠터로서는 더 이상의 속도는 적어도 나에게는 거의 무의미하고 스포츠바이크처럼 엎드린 자세가 안정된 라이딩 자세가 아닌 이런 상황에서는 전혀 편한 자세가 아닌 똑바로 앉는 자세로서는 몸에 꽉 끼는 것이 아닌 가죽잠바와 청바지 차림의 옷차림으로는 쎈 맞바람으로 옷이 펄럭거리며 더 이상의 속도가 잘 안다.
그렇지만 나로서는 이 정도의 속도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그러나, 한가지 중요한 점은 시속 120km를 넘자 급격한 차선 바꾸기에서 아주 심한 바이크의 흔들림/롤링(?)이 느껴졌다.
뒷바퀴 현가장치가 판매처의 리콜을 받아 부싱을 바꾸는 작업을 했다고 들었는데도 내가 보기엔 분명히 고속에서는 뒷 쇽업소버의 문제가 있다.
동시에 이런 빠른 속도에서의 바퀴들간의 뒤틀림을 몸체의 뒤틀림없이 전달할 수 없는 몸체의 전면부와 후면부를 잡아주는 상하의 연결부위가 존재하지 못하는 평면형 발판 스쿠터의 구조적인 약점이 댐핑 능력이 뛰어나지 못한 뒷 쇽업소버에 의해서 진동을 잠재우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차피 나에게 쇼핑 등의 목적으로는 꼭 필요하고 쉽게 보강할 수 없는 발판의 구조는 변경하기 어려우니 나중에 댐핑의 정도를 조정할 수 있는 고급형의 뒷쇽업쇼바로 교체하는 것을 생각해봐야겠다.
고속에서도 여전히 뒷브레이크와 앞브레이크는 좋은 성능을 발휘했다.
저속의 국도나 시내길이나 고속의 자유로에서도 다리가 짧은 나에게는 적어도 좁아보이는 발판이 충분한 여유공간을 제공했다.
특히 안장은 아주 편하여 좀 더 빠른 속도에서는 약간 뒤로 앉으면 적당히 파인 안장에 몸이 아주 편안하고 안장에 허벅지를 밀착시킬 수가 있었고, 시내나 동네길에서는 약간 앞으로 앉으면 서야할 경우에 나 정도의 작은 키와 다리로서도 조금 발돗움을 하면 균형이 잘 잡힌 비교적 가벼운 차체를 정지상태에서 평형으로 유지하고 불안감없이 쉽게 출발할 수 있었다.
물론 아직까지 산의 커브길을 타보지는 않았지만, 차체의 높이와 생김새는 이차의 속도와 파워를 이용해서 커브에서의 빠른 라이딩에도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뒷서스펜션과 차체의 강성은 믿음이 가지 않지만...)
게다가 현재의 소형스쿠터와는 달리 이 스포츠시티로는 국내의 바이크 여행에서도 전혀 불편함이 없을 속도와 파워, 자세, 그리고 아주 편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또 다른 행복의 조건인) 탠덤의 가능성도 제공하고 있다.
물론 이런 용도에서는 전용 투어링 바이크나 대형 빅스쿠터에는 당연히 못 미치리라.
그래도 현실로 다가오지는 않을지라도 그런 꿈을 계속 꾸게해준다는 면에서도 스포츠시티 큐브300은 현재의 나의 소형스쿠터 중심의 생활스쿠터에서 더욱 발전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지난 몇년간 스쿠터와의 데이트들을 통해서 나는 나를 100% 만족시킬 수 있는 바이크는 없고 또 현재의 나를 100% 만족시킬 수 있을지라도 내일의 나까지도 만족시킬 수 있는 나의 동반자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어제와 오늘의 내 첫인상은 이 스쿠터가 앞으로 나와 오래 함께 할 것같다는 아주 희망적인 것이었다.
물론 나는 새로 구입한 기계와 며칠 간은 이렇게 좋은 감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약점을 이 나이까지도 아직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어렴풋이 알고있다.^^
<스포츠시티 큐브300에 아크라포빅 머플러 동영상 (같은 거지만, 제거 아님)>
http://www.pandora.tv/my.rockeriks/41571663
<아래의 도표는 아프릴리아-코리아 홈페이지에서 복사한 스포츠시티 큐브300의 제원과 가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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