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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8일 오전 10:53

cool2848 2011. 8. 8. 11:07

여행을 떠나기 전에 며칠 전에 부모님 댁에 내려가서 하루밤을 자고 올라왔다.
갈 때는 마지막 남은 몇권의 어머님 자서전을 갖고 내려가고, 올라올 때는 엄마에게 빌려드렸던 몇권의 책을 갖고 올라왔다.
그중에 하나가 내가 너무도 사랑하게 된 류시화의 <지구별 여행자>이다.

그래서 다시 처음부터 즐겁게 읽다보니 특히 현재 마음에 울리는 일화들을 보고 여기에 옮겨본다.


p. 245: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

'당신은 무엇을 갖고 있는가?'
다람살라에서 따시종 곰빠까지 가는 두 시간여의 버스 여행에서 나는 쿨루 골짜기에서 온 30대의 사두와 잠시 토론을 벌였다.
그는 말했다.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에서 노래가 흘러나오는 그런 대상을 갖고 있지 않다면, 당신은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은 거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내가 당신은 그런 대상을 갖고 있느냐고 묻자, 그 사두가 대답했다.
"그렇다. 난 모든 대상을 볼 때마다 가슴이 노래를 부른다. 왜냐하면 그 모든 것들 속에서 신을 발견하기 떄문이다."


p. 240: 집과 신

인도의 주택 사정에 대한 신문 기사를 읽다가, 나는 아직까지 70퍼센트가 넘는 사람들이 자기 집을 잦고 있지 않으며, 20퍼센트는 길에서 생활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마침 집 없이 방랑하는 한 사두를 만나, 그 기사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그가 말했다.
"물론 그 신문 기사는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인도엔 95퍼센트가 넘는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와 함께 살고 있다. 집과 사랑하는 이, 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는 그대도 잘 알 것이다. 그대가 아무리 좋은 집을 갖고 있다 해도 사랑하는 이와 함께 살지 않는다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가 말하는 '사랑하는 이'란 다름아닌 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