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바람과 파도가 세다.
너무 잦은 파도소리에 잠을 이룰 수 없다.
바람과 파도에 보트가 무지 흔들리고 있다.
밖에는 어제 오후에 요트의 콕핏 위를 덮은 그늘막인 비미니(bimini)의 뒷부분을 낮추기 위해 (여기가 높아 풍상으로 갈 때 붐의 높이가 낮아져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를 못했음) 김선장이 스텐 받침대를 15센티 자른 체 받침대들과 천막을 장착하지 않은 체이고, 오늘 아침 10시에 쎄일 수리해준 장사장이 와서 비미니의 천막부분을 다시 만들어 주기 위해 오기로 약속했다.
그래서 비미니의 뒷부분이 제대로 설치가 안된채로 바람에 조타대를 밀어대고 있다.
뒷갑판에는 내가 이어 놓은 끊어진 GPS안테나선이 제대로 설치않된 채로 도구들과 나사들과 함께 바닦에 널려있고.
참 지난 일요일 요트장 옆의 모델하우스 제거작업 중 화재가 발생하여 합판재질이 날리는 바람에 내 다지에도 구멍이 다서군데 조그맣게 났고 다른 데도 좀 손을 봐야되는 상황이다.'
요트장에 신고는 했는데, 워낙 철거업체가 영세업체여서 재판으로 가야할 것 같다나...
어쨋던 밤에 자는데 바람과 파도가 점점 세어지어 잘 자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흥미진진하게 거의 다 읽어가는 <대륙굴기>를 새벽까지 읽었다.
아침이 되도 전혀 약해지지 않고 바람의 세기가 점점 더 쎄진다.
이건 완전 태풍정도의 세기이다.
배는 밤새 출렁댄데 이어 아침에도 계속 출렁되고.
너무 이러니 아침도 먹을 수 없고, 사실 컴퓨터하러 온 지금 저녁까지도 어질어질하다.
어제 빵집에서 사온 데니쉬 한개와 커피, 귤쥬스를 먹어 아점에 대신했다.
배가 너무 한족으로 밀리어 계류한 밧줄의 한쪽을 간신히 좀 더 잡아 당겨 묶어놓았다.
그리고 바람이 너무 세어, 그 와중에 비미니의 받침대와 천막을 적당히 다시 조립하여 놓았다.
마침 장사장님이 근처에 왔다가 도와주셨다.
밧줄이 당겨지다가 다시 늘어지는 순간의 리듬을 잡아서 조금씩 밧줄을 잡아당긴 후 재빨리 클릿에 걸어서 다시 잡아당겨질 때 밧줄이 당겨진 채로 유지되도록 하기 위해 비가 흥건한 뒤갑판에 퍼즐르고 앉아서 줄을 조정하니 온몸과 옷이 다 젖었다.
들어와서 뜨거운 샤워와 양취로 차갑게 젖은 몸 컨디션을 회복한다.
점심 때에는 메인쎄일(main sail)과 미젠쎄일(mizzen sail)에 탑핑리프트(topping lift)선에 너풀대던 끊어진 두개의 선이 그간 궁금하던 더치맨 플레이킹시스템(Dutchman flaking system)인 지를 확인하기 위해 풀어놓은 후 적당히 매놓앗던 탑핑리프트(매스트 꼭대기와 붐끝을 이어 붐의 각도를 조정하는 줄)이 풀어져서 옆에 정박해 있는 야마하 요트의 마스트 꼭대기의 풍향계를 잡아 먹으려고 감아챈다.
김선장이 간신히 막대기를 가지고 내 탑핑리프트 줄을 내배 위에 서있는 나에게 넘겨준다....휴우~ 다행.
(이것도 사실 내 책임이고 내가 해야 되는데)
배안에도 이곳 저곳이 센다.
싸롱의 해치(hatch: 갑판으로 난 창문) 두곳의 솔라통풍기에서 빗물이 조금씩 새어서 소파와 펼쳐논 테이블이 젖고 있고, 뒷방 입구의 문설주 부분에는 방안과 방밖으로 갑판에서 들어오는 빗물인지 물이 줄줄줄 많이 흘러 들어 오고 있다.
아마도 콕핏 위의 비미니 받침대 중 나사를 뺀 곳과 비슷한 위치인데, 그 나사 사이로 물이 들어오는 것이라면 문제는 아닌데...
아무턴 너무 많이 샌다.
비미니를 다시 장착후에 않 샌다면 좋겠는데...
그밖에 네비게이션 테이블 위에 가끔 창문 족에서 한두방울 정도.
정박중에 이렇게 심한 바람과 비로 배의 약한 곳을 미리 테스트를 하여 알게되니 다행이다.
세네시가 되어서야 좀 바람이 약해져서 배를 놔두고 뒤늦게 파출소에 가서 스쿠터 도난신고를 하였다.
택시를 타고 갔지만 사실 매우 가까운 곳이어서 오면서 두어번 사람들이 많아서 기다려서 밥을 먹지 못했던 가까운 곳의 <외식일번가>라는 곳에 들려 갈비탕으로 이른 저녁을 먹었다.
맛있어서 조금 주는 밥을 두그릇, 깍두기도 두그릇.
호주고기라는데 갈비도 많이 주고 맛있다.
건강을 위해서 이곳을 자주 들려야 할 듯.
배로 오니 그 사이에 엄마가 전화를 하셨다.
다시 전화하니 않받으신다.
녹음에 들으니 바람이 쎈데 바다에 나갔는 지 걱정하신다.
걱정마세요, 지상에서 어질어질대고 있답니다.^^
다시 전화하니 아버지가 부탁하신 작년에 진행하던 산소 문제에 대해서 너무 급하게 무리하게 진행하지 말라는 말씀이랜다.
부산에 오느라고 미처 처리 못했는데, 그리고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걱정이었는데...
밖에 나오니 김선장이 있다.
오늘 바람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최고속은 시속41노트인가 나오고 평균이 시속34노트였다고 한다.
20년만에 2월달에 이렇게 태풍급의 바람이 부산에 왓다고 한다.
아까는 차마 배를 떠날 수가 없었다.
어질어질 하지만 웬지 배를 떠나는 것이 지는 것 같아서 아직 바람과 파도가 쎈데 떠날 수가 없었다.
또 어려운 상황에서 배를 내팽게 치고 도망가는 심정같았다.
적어도 배안에서 이런 큰 바람을 경험했다.^^
내일은 서울에 올라가서 밀린 일들도 처리하고 다시 다음주 중에나 내려 와야겠다...
마침 김사장이 전화해서 일요일날 잠원에 오냐고 묻는다: 새 멤버도 나오는데 오랫만에 가서 테니스치면서 얼굴이나 보자고 한다.
오케이.
그런데 너무 테니스 친 지가 오래되서 제대로 될 지나 모르겟다.
저번 일요일에는 잘 못 치겠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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