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과 노년생활

200901: 중고차판매 해프닝

cool2848 2020. 9. 2. 08:16

어제 점심 때 거제로 가는 짐을 싣고 떠나기 전에 연락이 왔던 중고차매매회사(?) 직원.

광고에 낸 차값에서 일이십만원도 깍아주지 않냐는 것을 내가 오히려 50만원 깍아서 매매하기로 얘기.
조금 후 운전 중에 본사라는 곳에서 전화가 와서 매매조건을 자세히 말해주고 동의하냐고 묻고 이후 계좌를 물어보더니 판매 선금으로 10%를 내 통장에 입금했다.

내가 거제에 도착한 후 2시간여 오후 8시 경에 처음 통화했던 직원과 자동차검사 기술자라는 사람 둘이 도착했다.
한 사람은 차 테스트한다고 차를 타고 나갔고, 그 사이에 원래 통화했다는 사람은 계약서 종이 여러 장을 내밀며 싸인하라고 해서 했는데, 나중에 생각하니 이게 다 이들의 수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밤이라 차를 살펴보기가 힘들어 전기불도 갖다 비춰주기도 했는데, 한참 차를 타고 나갔다 돌아와서 점검하더니 문제가 여러 군데 있다고 한다.
문제없이 잘 사용하던 차이고 며칠 전에 정기검사도 잘 받아 통과됐는데 무슨 소리인가 했다.

1) 엔진누유, 가스켓 교체 필요.
2) 사이드브레이크 후진 시 미작동, 쎈서 문제?
3) 뒤 왼쪽 하부 녹.
4) 뒤 오른쪽패널 교체, 사고차 판정?

그러더니 몇 군데 전화한다더니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면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둘이 대화한다.
그러면서 계속 자기가 잘못 사서 나중에 몇백만원을 수리비로 손해를 보았다고 얘기한다.
그러면서 다른 데 또 알아본다고 한다.

내가 가만히 보니 이 사람들이 차를 검사와 수리를 핑게로 엄청 싸게 사려고 작전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아무래도 차를 안파는 것이 좋겠다고 하니까 위약금이 전체 계약금약에 20%라고 한다.
말도 안돼지만 내가 거기에 싸인하고 음성녹취에서도 동의했다고 녹음을 들려준다.
들어보니 그 직원이 확언하듯이 20% 위약금이 아니라 출장비 등 소요 경비로 20% 이내의 위약금이 발생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요경비를 내일 요청하면 합리적인 수준에서 지불하겠다고 하니까 당장 위약금을 줘야 계약이 해소될 수가 있다며 내가 말도 안돼는 주장만 한다며 밤 10시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나에게 얼마면 되겠냐고 해서 100만원 정도 덜 받을 수 있지만 더 이상은 안됀다고 하니 내가 차가 문제가 많은 것을 알면서도 자기들을 속여 팔려고 했다는 등 온갖 말같지 않아 대응도 않하는 나를 사기꾼처럼 말한다.

그래서 서로 대여섯 시간을 운전하고 얘기하며 저녁도 못 먹어서 말싸움하여 신경이 날카롭고 내가 차를 팔 마음이 없으니 법적으로 다 됀다니 경찰을 부르던 법원명령을 받아오던지 알아서 차를 끌고 가던지 하라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집 밖으로 나가라고 했더니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 그곳이 우리집이란 증거를 대라고 한다.
그리고 전화를 거는 시늉을 하며 (내가 거래는 끝났다고 말하는 중에도) 입금하라고 상대에게 말하면서 이제는 계약금의 70% 이상이 입금됐으니까 자기들 마음대로 차를 끌고가고 처리할 수 있다고 떠든다.
그러면서 경찰을 부르랜다.

그래서 112를 걸어서 경찰을 불렀다.
금방 온다는 경찰을 반시간도 넘어서 도착했다.
경찰이 양쪽에 주장을 들어 본 후에 얘기를 이어 나갔다.
또 30분도 넘게 밤늦게 얘기는 계속됐다.
결국 선금을 돌려주고 경비로 30만원을 주면 계약파기를 해주겠다고 한다.
그래서 그 정도는 합리적이라고 말하고 계좌이체해주고 밤 11시가 지나서야 집안에 들어 왔다.

참 세상에 어처구니 없게 교묘한 사기도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빨리 서울로 가서 공장에 차를 넣고 이 사람들이 말한 게 진짜인 지 아니면 무슨 속임수였는 지 여부를 확인해보고 싶다.

또 이번 일을 참조해서 미국에서의 중고요트 구매 시에 법률적인 대비를 잘 해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준비를 잘 해야겠다.

9/3 업데이트:
우연히 보게된 "시민갑부"라는 프로그램에서 중고차판매상 (일명: "차팔이")에 의한 사기?의 얘기가 나왔다.
내가 당한 거는 약과일쎄.
여기에서두 "위약금"과 "계약파기가 안된다."라고 하는 말들이 많이 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