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콘테이너하우스 2015

2015. 2. 15: 기초공사9-레미콘 타설, D-day!

cool2848 2015. 2. 16. 07:42


드디어 <레미콘 타설>의 날이 어두운 새벽으로 다가왔다.


미처 밝기도 전에 며칠 사이에 어느덧 덜 추운 새벽 간단한 화장실 행사 후에 평소처럼 커피부터 끓였다.

오래전부터 (손으로 갈아) 먹던 커피콩알은 저구항 게스트하우스에서 떨어지고, 농협에서 산 오랫만에 먹어보는 Maxwell 그라운드 원두커피를 마신 지 이삼일째.

이후 간단히 짐을 꾸리고 동네 목역탕에 가서 씻고, 현장으로 향했다.

중간에 동부면 길가에 벌써 문을 연 작은 모퉁이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나오니 그제야 동이 터온다.


비는 오지 않지만 많이 흐리다.

배에서 맞춰 놓은 기압계는 여전히 같은 수치였지만, 비가 올 것은 확실하다.

언제 올 것인가?

자연의 현상에는 이렇게 궁금해하고, 바랄 수 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겠지...

전날부터 유난히 뉴스도 열심히 보고 기압계도 하늘도 올려 본다.


직장에 다닐 때 이렇게 열심히 다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또 달리 본다면, 지금이라도 이렇게 열심히 다닐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가?


현장에 도착해서 전기배선 관련 마지막 변경 사항인 p-zero에서 지층으로의 접지선을 위한 보호관을 하나 더 빼고도 얼마를 있다가 7시15분 정도가 되니 <펌프카>가 도착했다.

혼자서 알아서 기다란 콘크리트 배출관을 기초바닦 가운데 근처로 놓고서 <레미콘차>를 기다린다.

이어서 7시반이 채 못되어 <레미콘차>가 도착하기 시작한다.

무거운 차량이 뒤로 빠꾸해서 택지 진입로를 올라와서 펌프카 바로 뒤에 바짝 붙는다.

뒤따라 온 다음 차량도 택지 진입로 입구에서 앞집 입구에서 차를 꺽어 대고는 앞차가 끝내기만을 기다린다.



펌프차가 준비를 마치고, 첫 레미콘차를 기다린다.


7시30분 못미처 첫 레미콘차량이 들어서고, 펌프차 기사는 알아서 기초 가운데로 첫 레미콘을 부어내린다.


첫 레미콘: 자, 이제 오늘이 본격적으로 시작이다.


드디어 첫 차량의 레미콘이 다 부어졌다.


나와 기초공사에 관한 인건비를 일괄계약한 설비사장과 도우미들도 이어 등장했다.

기사는 펌프차 출력관을 조금씩 더 겨냥하여 뿌린다.


이렇게 버림콘크리트가 제대로 잘 않쳐졌던 곳들은 콘크리트가 새어나오기도 한다.


그러면 재빨리 나름대로 임시처방을 하여 새나오지 않도록 막는다.


그리고 이 진동기계를 가지고 좀 더 잘 섞여 퍼지도록 콘크리트에 때때로 진동을 가한다.


이윽고 이렇게 콘크리트가 반듯하게 채워지고, 일꾼들은 미리 목표수준을 못과 가는 줄로 유로폼 판 안쪽에 쳐놓은 수준에 맞춰서 높이를 만든다.


펌프카 출력관이 잘 않닿는 곳은 사람이 이렇게 밀어 잘 미치도록 하기도 한다.


그리고는 이렇게 위를 잘 밀어 반듯하고 매끈하게 한다.


이제 레미콘차는 다 떠나고, 펌프카도 떠나고, 마지막 사람의 손질만 남았다.


그리고 이제 양생이 되기를 기다린다.


일은 오전 10시반경 완전히 끝났다.

그런데 날씨가 계속 어둡다.

오후 두세시경 부어놓은 콘크리트가 약간 양생이 되면 그 위에 사람과 기계가 올라가서 콘크리트 표면을 갈아서 매끈하게 하는 기계를 사용하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런.데.

점심을 먹고 3시가 되어 현장에 가는데 비가 오기 시작한다.

현장에 이르니 인부들이 미리 사다놓은 비닐막을 콘크리트 위에 치고있다.

마음이 답답하여 사진 찍는 것도 잊었다.

6시에 온다는 비가 왜 이리 일찍 오는 것일까?

블로그 글에 댓글에 올랐던 <머피의 법칙>은 이렇게 거제도에서도 어김없이 입증되었다.

아!

나는 이 나이에도 너무도 요행을 바란다.

아니 나쁜일이 없기를 희망하고, 그 희망에 토대해서 일을 벌인다.

저렇게 비닐이 아직도 덜 마른 표면에 붙어 있으니 저 표면은 마르면 어떻게 될까?

상상하고 싶지 않다. 


아직 정화조에 관한 문제와 배관이 남아 있지만, 내가 이해했던 것과는 달리 자기 할 일은 다 했다고 주장하는 설비사장과 인건비 잔금을 미련없이 치르고 헤어졌다.

크레인 진입을 위한 축대 일부 제거 작업은 화요일에도 비가 온다고 하여 현장에 오는 길에 예약한 06포크레인과의 약속은 원래 약속한 화요일에서 구정 직후인 토요일로 옮겼다.


배로 돌아가 대충 짐을 정리하고 쓰레기봉투를 가지고 차에 올라 타서 서울로 올라왔다.

중간에 마지막 졸음도 쫒을 겸 기흥에 있는 공장에 들러 지난 일주일 H-빔 교정과 콘테이너 천장과 벽에 석고보드 설치한 것과 현관 밖과 안에 활엽송 **합판 내장, 그리고 창틀 안쪽에 자작나무합판 마무리한 것등을 손전등으로 비춰서 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설비사장은 중간에 택지입구에 있는 수도인입선에 밸브를 달았다.

이제 현장에서도 임시지만 수도물과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