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11: 전기배선 기본계획 수립 (ver. 1.0)
1층에 있는 <작업실>에 대한, 이제는 보다 더 그 목적에 어울리는 <다목적실>로 이름을 바꾸고 싶은, 기본 <전기통신배선> 계획은 이미 세네주 전부터 만들어졌다.
그런데, 한참 이층에 대한 배선 계획을 만들고 있을 때 시공사의 박이사님이 컨테이너 별로 다른 <분전반>을 사용하도록 설계하라고 말한다.
이유는 콘테이너 사이로 많은 전기선 통신선이 지나가는 것을 제한하는 것이 시공상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도 프로그래밍을 오래 공부하고 가르친 사람으로서 물론 <modular design: 모듈라디자인>의 장점을 잘 안다.
그러나, 막상 컨테이너로 집을 만들 때는 그 과정에서 개별적으로 만들어질 지는 몰라도 대부분의 경우에는 결국에는 합쳐져서 살기가 좋은 공간이 되고 어차피 나중에 다시 뜯어서 옮길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는 컨테이너별로 개별 공간이 아니라 결과되는 통합 공간으로서 우리는 최종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특히 우리나라같은 <온돌문화>를 가진 사회에서 이 좋은 난방시스템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특히나 더 통합 시 해야할 일이 늘어난다.
서양같이 설치와 제작에 보다 독립적일 수 있는 공기냉난방 시스템을 사용한다면 컨테이너주택의 특징을 더 잘 이용할 수 있도록 독립적으로 만들고 운송하고 사용할 수 있울 것이다.
일단, 아래층 작업실이나 이층의 침실 둘과 욕실, 현관의 공간은 개별 콘테이너에 있어서 기능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독립되어 있기에 각 컨테이너별로 분전반을 만들고 다른 컨테이너와 최소한의 전기 통신 배선이 오가는 데는 별 문제가 없다.
허나 거실이나 주방같이 두개의 컨테이너의 벽을 완전히 없애버리고 넓게 쓰고 싶은 경우에는 복잡한 문제가 야기된다.
즉 거실의 한쪽에서 전기불을 켜면 원 설계도에 의하거나 상식적으로 편한 방법은 거실 양옆과 중앙을 포함하여 세네개의 전등이 켜지게 되어 있는데, 이런 경우들에는 컨테이너 사이로 전기신호선이 연결되어야 할 필요가 생긴다.
통신선도 마찬가지.
그런데, 서울 근교에서 시공을 할 때 지붕과 천정 사이에 전선과 전기등도 다 연결해서 최종 설치 장소로 옮기게 된다.
막상 서울에서 게제도로 컨테이너를 운송할 때는 그 크기 때문에 컨테이너 별로 각각 따로 갈 수 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거제도에서는 크레인으로 이층의 한 컨테이너를 내려놓고, 다시 그 옆에 위치할 컨테이너를 들어서 기존의 컨테이너의 바로 옆에 설치하고 용접으로 두개의 컨테이너를 하나의 복합체로 구조적으로 연결하기 바로 전에 아슬아슬하게 공중에서 두개의 컨테이너 사이에 전기선들을 연결해야 한다고 생각해야만한다.
이런 문제 때문에 각 컨테이너 사이에 가능한 연결이 최소화되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방통>을 (방 바닦에 엑셀파이프를 깔고 시멘트몰탈을 쳐서 굳히고 그 위에 온돌바닦 마무리를 하는 작업) 하니까, 이 작업을 하기 전에 전선이나 통신선을 방바닦으로 깔아서 연결할 수가 있다.
그러나 전등은 보통 지붕과 천정 사이에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다시 천정을 뜯기 전에는 작업에 어려움이 있다.
어쨋던 이런 컨테이너 건축에 따른 제약들을 극복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이런저런 생각을 시도할 때 박이사님이 다시 위의 방바닦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아르켜주어서 다시 다른 방법으로 전기통신 배선을 고려하게 됐다.
물론 그외에도 처음에는 전열선들이 벽을 타고 연결되는 것이 좋지 않고 천정으로 연결되었다가 매번 다시 벽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고도 얘기해서 완성되지도 않은 전기배선도를 변경하고, 또 다시 작성하기도 했다.
이럭저럭 몇주간을 머리와 종이 사이를 오가던 생각들과 몰랐던 <hard constraint: 강한 제약>들과 <soft constraint: 약한 제약>들을 만족시키면서 오늘 드디어 1차 배선도가 완성되었다.
너무 작아서 보기가 나쁘지만, 설계도처럼 잘 하려면 그 배경을 그리는 것에 더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약간 시도하다가 포기했다.
아직 도면 설계 소프트웨어를 이런 정도까지 자세히 쓰기에는 무리이라서 Vectorworks (벡터웍스)같이 내가 배운 소프트웨어 사용도 아직 시도하지 못했다.
이미 며칠 전에 올린 작업실 컨테이너의 배선도이다.
보다 많은 정리된 정보가 담기고, 특히 작업실에서 다목적실로 변화하는 <movable wall>(움직이는 벽)을 설치하기 위해 움직이는 공간에는 천정이나 벽, 바닦에 아무 것도 없이 영구적인 작업공간과 남쪽 발코니창쪽으로 사이에 벽을 놓을 것에 대비하여 전기배선을 정리하였다.
이런 추가적 고려로 (물론 추가적 비용이 발생할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훨씬 더 유용한 공간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북축으로 계단을 통해서 이층 현관 앞 포치로 올라가서 보통은 열려있는 <컨테이너도어> 안에 있는 현관문을 열면 현관이 나온다.
들어가자마자 맞은 편에는 손님방의 문이 있고, 왼쪽은 작은 창으로 계단과 뒷산을 바라볼 수 있으며, 그 오른쪽으로 내현관문이 있고 열면 거실이 나온다.
대문쪽에서 지하로 매립되어 필로티 아래를 지나오면서 작업실 컨테이너 모서리에서 지상으로 노출되어 거의 수직으로 올라오다가 현관 모서리의 바닦으로 인입된 전선과 통신선, 수도관은 현관벽에 위치한 전체 분전반으로 인입된다.
이 분전반 바로 아래에서 전력선과 접지선이 <관통절연연결>(?) 방법으로 1층의 작업실 컨테이너와 바로 옆에 붙어있는 2층의 거실/주방 컨테이너로 연장된다.
그러나, 이미 언급했듯이 이 컨테이너에는 독립적인 공간들의 모임으로 전기통신 배선은 다른 컨테이너와 거의 상관없이 이루어지므로 거의 어려운 문제가 없다.
ㅎㅎㅎ
웃을 수 밖에 없다.
이게 뭐 이런 것을 올려놨냐고 불평하시는 분도 계실지 모르지만, 뭐 내 블로그는 기본적으로 나 자신의 기록을 위한 공간이므로 다른 사람의 편이보다는 전적으로 내 편이가 중요하므로 이렇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작은 공간에 몇번씩 이렇게 저렇게 연결하고 지우고 다시 그리기를 반복했다.
아래나 옆에 있는 리스트들은 스위치나 콘센트, 박스들, 조명등 등에 대한 양을 포함한 상세 기록들이다.
아무래도 이제 전기자재들을 구입하니까 이렇게 해서 많이 사용하는 자재를 어떤 것을 몇개나 미리 준비해야 하는 지를 가늠할 수가 있다.
물론 이런 것이 <실시설계>에 다 나와 있으리라고 기대했지만, 좋은 설계사무소와 관계에서도, 언제나 현실과 바램 간에는 괴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이 나이에도 새삼 느낀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이렇게 수시로 더 알아가면서 변하는 상황에 부응하고, 또 쉽게 변하는 내 마음에 따라서 변해가는 스펙을 즉시적으로 바꿀 수 있기를 내가 원했기에 선택한 많은 부분들은 내가 직접 관여할 수 있도록 직영스러운? 시공과정으로 게약했기 때문에 대신 내가 해야 하는 부분도 당연히 많아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더구나 <전기배선작업>은 내가 직접 모든 것을 하기로 했으니 더 더욱 그러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어쨋던 이렇게 두개의 컨테이너를 벽과벽으로 붙여서 비교적 좁은 컨테이너의 폭을 넓혀서 주거공간으로 사용하는 데에는 이미 언급한 그 사이의 연결의 문제가 존재한다
이 주택의 경우가 극단적인 경우에 가까운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의 컨테이너주택에서 이런 문제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존재하리라.
해서 컨테이너주택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가격과 장점만이 아니라, 컨테이너를 사용하는 데서 오는 강력한 제약점들도 미리 알고 생각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리하고 생각한다
***보너스: 위의 그림이 이미 한주 전에 올렸던, 기존의 전문업체에 디자인에서 시공까지를 맡기는 방식에서 직접 내가 이케아의 모듈들을 사용한다는 계획으로 바꿨기에 만들어야만 하는, 주방에 대한 기본 디자인이다.
처음에는 컨테이너에 대한 외부의 크기만 내가 아는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벽과 인슐레이션 등에 소요되는 공간의 크기를 알게 되고 결과되는 최종 안벽과 온돌바닦, 그리고 천정의 높이 등을 보다 자세히 알게되면서 조금씩 가구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의 높이, 폭, 길이 등이 확실하게 정해 질 수 있었다.
또 그런 변화에 따라 약간씩 바뀌어야 하는 창호의 높낮이나 배선위치의 차이도 반영하게 되었다.
이것도 이미 몇번째 지우고 그리다 보니 약간은 더 나은 숙성된 디자인으로 익어가는 중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