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것들: 모터바이크, 차, 배

2013. 9. 13(금): Honda CBR954RR 정비/점검

cool2848 2013. 9. 13. 23:14

얼마 전에 954의 거리적산계가 드디어 1만을 넘었다.

2002년인가 2003년 8월에 강북 혼다코리아에서 샀던 것 같으니, 이제 10년이나 11년 된 바이크이다.

 

그동안 잘 안타고 차고에 넣어두니 특히 겨울철을 지나면서 배터리가 나가면서 몇번 배터리를 교환했다.

몇번 그렇게 하고는 미국에서 트릭클챠저(trickle charger)를 사서 차고에 항상 챠지상태로 나둔다.

 

그간 한두번 혼다코리아에서 넣어주는 엔진오일과 필터를 교환한 정도가 정비의 전부이다.

 

물론, 9,000km 정도에서 앞뒤 타이어를 미셀린에서 요코하마로 교환했고, 초기에 집에 있던 크락션으로 교환하고, 그전에 머플러를 카본 아크라포빅으로 바꾸고, 언젠가 풋페그를 위치 조절이 가능한 일제 튜닝 부품으로 바꾼 것이 내가 이 바이크를 위해 한 것들이다.

훨씬 작은 125씨씨 스쿠터에도 쌍 크락션을 하고 HID 전조등을 보통 튜닝하는 내가 오히려 이 바이크에게는 전조등도 순정 그대로이고 크락션도 두개는 들어갈 공간이 없어서 그냥 하나만 바꾼 정도이다.

 

어쨋던 만km를 넘게 탔으니 뭔가 본격적인 점기 점검을 해야 할 듯 한 생각이 들던 중, 오늘 마침 비가 오다가 그쳐서 퇴계로 혼다코리아에 나가서 정비와 점검을 하기로 했다.

하는 김에 최근 두어번 길에 구멍이 있을 때 앞 부분이 심하게 쇼크를 먹은 느낌이 있어 앞쇼바 오일을 문제가 있다면 교환하던지 보충하자고 했다.

 

10년 넘어 타면서, 10,116km만 탔네.

탄게 아니라 안탄 것이네...

 

파란 제일 큰 나사 위에 보이는 까만 큰 나사는 포크 스프링 프리로우드를 조정하는 것이고.

그 위에 알루미늄 색갈로 있는 나사로 돌리는 것이 오른쪽으로 돌리면 컴프레션 댐핑을 더 크게 하는 조절기이다.

 

오른쪽 위에 앞 브레이크 오일 리저브탱크가 보이고, 그 안에 오일 색갈이 보인다.

 

포크의 아래에 앞바퀴 축 있는 곳에 빨간색의 나사가 리바운드 댐핑 조절나사라고 한다.

 

마침 오늘 사람들이 많지 않아 가서 얼마 기다리지 않고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사진에는 없지만, 앞뒤 쇼바가 약간씩 레플리카 바이크로서 부드럽게 세팅되어 있긴 하지만 다 문제가 없다는 얘기를 들은 후에 앞쇼바의 컴프레스 댐핑과 리바운드 댐핑을 조금씩 크게 하였다.

나중에 좀 타본 후에 조정할 필요가 있을 듯.

적어도 그 정도의 관심과 노력을 들여 좀 더 내 스타일에 가깝게 댐핑을 조절하면 좋을 듯.

 

오래 타지않아 검게 되지는 않았지만, 엔진오일에 수분이 많다고 한다.

내가 rpm을 많이 올리지 않으니 그냥 50% 합성유로 넣었다.

같이 엔진 오일필터도 교체했고.

오일 용량은 3.7리터.

 

클러치하우징 커버에 긁힌 자국은 수년 전에 혼다에서 스포츠바이크 라이딩 교육을 받으러 레이싱 트랙에 갔다 오다가 피로해서 모텔 자갈밭 주차장에서 바이크를 넘어뜨리면서 생긴 상처이다.

 

다음은 부동액 교체.

이것이 시간이 많이 걸렸다.

 

아래에서 부동액을 뺀 후에 새 부동액을 채워 넣을 때는 리저브 탱크와 래디애이터에 채워넣고는 엔진을 가동시켜서 충분히 부동액에서 공기가 없을만큼  돌리고 시간을 보낸 후에 다시 리저브 탱크에 보충하였다.

그러면서 적외선 온도탐지기로 엔진의 여러 부위에서 적절한 온도가 되는 지를 확인하였다.

 

부동액을 제거할 때는 기어 링키지 앞에 있는 워터펌프 밑의 구멍으로 부동액을 빼냈다.

 

아마도 지난 번에 너무 체인이 출렁거려서 조일 때 체인에 유격이 너무 없이 지나치게 조인 것 같다고 한다.

그래서 지정된 유격으로 약간 다시 느슨하게 되도록 뒤바퀴 축을 앞으로 움직이고 위치를 표시하였다.

 

한가지 못한 것은 브레이크오일의 비중을 체크하고 교체하던지 하는 것인데, 검사기는 있는데 배터리가 없어서 오늘 검사하지 못했다.

비교적 쉬운 일이니 다음에 점검하러 올 때 확인하라고 한다.

그냥 플라스틱 오일 리저브탱크 속에 있는 브레이크 오일의 색갈만으로 봤을 때는 전혀 문제를 알 수 없는 상태이다.

 

어쨋던 전반적으로 오래된 바이크지만 많이 타지않고 관리를 잘 해서 아주 좋은 상태라서 크게 정비할 것이 없다고 한다.

워낙 이 차의 정기 점검은 15,000km 이라고 한다.

그래서 아직도 좀 더 타야 정기 점검을 하게 될 듯.

 

그러면서 정비사가 묻는다: 내가 왜 이 바이크를 오래 팔지않고 타냐?

답: 내가 보기에 이 바이크는 상당히 발달된 기술의 총체이고, 내가 탈 수 있는 수준보다 훨씬 과분한 수준이라서 굳이 새로 나온 조금 더 좋은 성능을 가졌겠지만 근본적인 차이가 없는 바이크에 관심이 없다고 대답했다.

또한, 내가 지난 수년 간 아주 많은 바이크와 스쿠터들을 바꿔 탔지만 이 바이크만큼 지향하는 목표에 가까이 간 바이크를 보지를 못했다고.

(요즘의 유행 스타일은 아닐지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 이 바이크는 그 단순미와 기능미가 조화롭게 아름답다는 얘기는 뺐다, 아주 긴 주관적인 의견이 될 것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