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것들: 모터바이크, 차, 배

09/9/3: 엑스모션250의 이그조스트파이프 교체

cool2848 2009. 9. 8. 11:47

한달쯤 전에 주로 타고 다니는 스쿠터인 엑스모션250의 이그조스트파이프가 떨어져나간 것을 발견했다.

그동안 머플러와 실린더 사이의 연결이 계속 흔들렸는데 이렇게 흔들리는 이유가 뒷쪽인 머플러쪽의 고정이 아니라 보통 상테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앞쪽인 차밑바닦에 위치한 엔진 실린더에서 배기가스가 나오는 이그조스트파이프가 왠지(?) 삭아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여튼 이 오토바이 사서 내가 골치를 썩는다.^^
사람과의 관계도 잘못 시작하면 내내 어렵고 끊기도 어렵지만, 기계와의 관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다.

물론 기계와의 관계는 끊기가 상대적으로 훨 쉽지만 말이다. (재정적인 손해만 감수한다면)

 

어쨋거나 소리가 너무 심해 타고 먼 곳에 있는 본사나 서비스점에 가기도 뭐해서 드디어 작정하고 밑을 들여다 봤다.

그리고 집에 있는 도구들을 사용해서 풀었다.

잘못해서 오른 손바닥에 약간의 상처를 입었지만, 다행히 테니스 치는데 큰 문제가 없다.

그리고 서비스점에 전화로 이그조스트파이프의 재고를 문의하고 다행히 재고가 있어 (전화 받는 사람은 이그조스트파이프가 뭔지를 잘 몰라해서 자세히 설명을 곁들여야 했였지만) 당장 십이만오천원인가 하는 부품 가격과 택배비 이천오백원인가를 보냈고 다음날 직장에서 오니 담장 밑에 택배기사가 놓고 간 부품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서 조심조심해서 다시 부품을 달았고 이젠 배기시스템이 아주 조용하고 원래 목적대로 소리도 레버를 이용해서 잘 조절할 수도 있게됐다.

만세.

다시 편한 스쿠터를 타고 다닐 수 있다.

그간 잘 달리지만 근처에 다니기엔 그리고 조금씩 장을 보거나 운동복을 넣어가지고 다니기엔 불편한 CBR을 타지 않아도 되고 더 작은 모터달린 2행정의 스쿠터보드를 타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두가지가 더 멋지고 더 재미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저 평범한 스쿠터가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안띄고 일상생활에 필요한 일들을 무리없이 멀티태스킹(multi-tasking) 하기에 편하고 좋다.

그러고 보니 이 엑스모션250은 아주 잘하는 것은 거의 없지만 (동 배기량 비슷한 가격대에서는 가장 빨리 달린다.) 이것저것 못하는 것이 없는 멀티태스킹적인 특성을 지닌 탈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평상시 필요한 최대속도 내에서 빨리 잘 달리고, 충분히 가속성이 있고, 넓은 시트밑 내장 공간이 있고, 바이크가 너무 크지 않고, 바퀴도 너무 작지 않고, 시내에서도 아주 편하지는 않지만 너무 불편하지 않고, 시외에서도 충분하지는 않지만 불편하지 않은 속도를 낼 수 있고, 인젝션엔진이라 관리나 연료비도 적게 들고, 그저 이제 남은 앞 서쓰펜션의 딱딱함과 너무 높은 시트고만 조절하면 크게 문제없이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낼 상대가 되겠다.

 

그러고 보니 각 분야의 전문성을 지닌 지인들과 모든 일을 할 수도 있지만, 그저 모든 일을 적당히 처리할 수 있는 가까운 비서와의 생활이 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흠...

내 인생의 비서는 누구인가?

나는 과연 내 생활에서 비서를 가지고 있는가? (대답=없음)

그럼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아니면 어떻게 살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