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것들: 모터바이크, 차, 배

08/08/09(토): 초보를 위해 필수적인 오토바이 안전운전교육

cool2848 2008. 8. 9. 14:51

 

오토바이를 처음 타는 사람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어느 오토바이인가가 아니라, 오토바이 운전에 대한 안전교육이라고 생각된다.

 

이번 주에만 세사람으로부터 어떤 오토바이를 사면 좋겠느냐는 질문을 받았었고,

그런 후에 간단히 125씨씨급의 대만산이나 국산 스쿠터를 사는 것이 좋겠다는 얘기를 글로 썼다.

그런데 어제 시내에 있는 오피스텔에 갔을 때 어떤 젊은 여자분이 비슷한 질문을 하는 것이다.

내가 방금 주차시킨 스쿠터가 좋아 보인다면서 어드레스이냐고 묻는다. (답: 아님.^^)

 

알고보니 이분은 이미 산악오토바이를 타시는 분이고 남편분도 오토바이를 탄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유가도 오르고 이미 탈 줄 아는 오토바이이기에 스쿠터를 구입해서 일산에서 시내의 회사로 출퇴근하기를 원하는데,

남편분이 반대를 한다고 한다.

시내 도로에 얼마나 많은 미친 돌멩이(?!)가 많은 줄 아느냐고 하면서.

나는 그분에게 남편분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씀드렸다.

사랑하는 부인의 안전을 위해 시내 주행을 못하게 하는 남편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나도 내 큰딸애가 대학에 처음 입학해서 독립할 때 자동차 대신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를 사달라는 것을 반대했기에.

(본인이 돈 벌어서 오토바이를 사고 본인이 직접 보험료를 낼 수 있을 때 사라고 권했다.^^)

 

나는 이분에게 오토바이를 시내에서 탈 때에는, 남편분의 말씀처럼 미친 돌멩이들이 많기 때문에, 특히 방어적운전 (defensive driving)이 중요하다고 언급하고,

소형 스쿠터를 산후에는 필히 안전운전교육을 잘 받은 후에 타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남편을 설득해보라고 조언했다.

필요하다면 내가 직접하던지 아니면 소개해서 안전운전교육을 시켜드리겠다고 남편분에게 확인시켜드리겠다고 하면서.

그러고 보니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125씨씨급 소형 스쿠터를 말이나 글로 추천하면서도 꼭 추천한 것이 안전운전교육이었다.

 

그렇게 해야만 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적어도 내 생각에는 단단히) 잘못된 이륜차/원동기 면허제도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4륜) 자동차를 위한 2종보통 면허가 있으면 아무런 교육이나 조건없이 125씨씨 이하의 오토바이 (원동기자전거라고 표현됨)를 탈 수가 있다.

내가 오토바이를 소유하고 탄 경험이 있는 교통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오토바이 면허가 자동차 면허와는 전혀 별개의 것으로 취급되며, 따라서 별도로 따야 한다.

특히 일본은 매우 복잡하고 까다로운 이륜차 면허 체계를 가지고 있다.

(1. 원동기장착 자전거면허: 50씨씨 이하; 2, 소형자동 이륜면허: 125씨씨 이하; 3. 보통소형 이륜면허: 400씨씨 이하; 대형자동 이륜면허: 무제한; 5. 오토한정자동 이륜면허 (소형/보통/대형): 클러치 없는 차)

미국에서는 오토바이 타는 면허는 한가지로 알고있는데, 일단 면허를 따고 타던 사람들을 위한 안전운전 재교육이 구청 단위에서 활발히 제공되고 있다.

내가 아는 유럽 제국들도 대개 비슷하다.

중국에서는 법적으로 125씨씨 이상의 오토바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다.

 

왜 이들 나라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처럼 보통 자동차면허로 오토바이를 운전하지 못하게 할까?

그 이유는 자동차와 오토바이의 운전에서 운전상황이나 교통규칙은 공통적으로 적용되겠지만, 사(4)륜을 가진 자동차와 이(2)륜을 가진 오토바이는 운동 특성과 조정 능력이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이들 교통 선진국들은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공도에서 타기 전에 이렇게 당연하게 다른 기계에 대해 다른 운전 지식과 운전 경험을 다른 면허시험을 통해서 요구하는 것이다.

그 결과로, 객관적인 자료에 의거해서 얘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 나라에서는 오토바이 타는 사람들에 대한 인식도 다르고 사고도 다르게 난다고 생각된다.

 

나라가 이런 면허체계를 잘못 운영하는 것을 바꾸도록 노력도 해야겠지만 벌써 수십년째 바뀌지 않는다면 나름대로 소비자인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과 오토바이를 제조 판매하는 공급자인 회사들이 자발적으로 초보 오토바이 운전자 및 기존의 운전자를 위한 안전운전교육을 해야 할 것이다.

내가 아는 한, 우리나라에서는 초보 오토바이 운전자를 위한 안전운전교육은 대림자동차에서 대림 오토바이를 사는 사람에 한해서 상시적으로 안전운전교육을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외에도 이곳에서는 단체들에 대해 맞춤교육도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잇다.

그러나, 다른 오토바이 메이커들은 거의 이런 체제를 갖추고 있지 않다고 알고 있다.

 

그러면 오토바이를 산 사람들의 대부분인 대림 오토바이를 사지 않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나?

그저 동네 빈터나 운동장에 가서 몇번 아는 사람과 오토바이의 기본 작동법을 배우고 간단한 조작 연습을 하고는 곧장 약육강식의 원칙이 무섭게 적용되는 우리나라의 교통 상황과 부딪치는 것이다.

오토바이는 사람과 자전거를 밀어제치고, 승용차는 오토바이를 밀어부치고, 버스는 승용차와 오토바이를 보지도 않고 밀고 들어오고, 트럭은 공도 상의 모든 것에 신경 않쓰고 자기 가고 싶은 데로 돌덩이를 날리며 다니는 교통현실.

 

물론 이런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동의할 사람은 없다고 생각된다.

내 생각으로는 모든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은, 면허에 필요하던 않하던, 당연히 잘 준비된 안전운전교육을 받아야 한다.

보통 (사륜) 자동차 운전면허를 따는 사람들이 이론과 실습을 통해서 받듯이 말이다.

그러나, 이미 언급했다시피 현재 우리나라의 이륜차 관련 면허법에서는 2종보통면허가 있는 사람이 125씨씨 이하의 오토바이를 탈 때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조만간 기존의 오토바이 면허체계가 바뀐다고 한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는 새로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에게 어떻게 해줘야 할까?

 

내 생각에는 개개인이 안전교육을 한다는 것에는 전문성이나 효율성 등에서 커다란 한계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럴 때 최근에 결성된 전국이륜자동차협회(?) 같은 곳에서 대림자동차에서 하는 것 같은 체계적인 오토바이 안전운전교육을 상시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새차를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안전운전교육 쿠폰을 줘서 교육을 무상으로 받게 하고, 다른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실비를 받고 오토바이 안전운전교육을 시켜 준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장기적으로 오토바이 관련 사고와 인식이 줄어들고 나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오토바이 보험회사에서는 이렇게 공식 안전운전교육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일정한 할인률을 제공함으로써 오토바이 운전자들의 안전운전수준을 높이고 따라서 오토바이 관련 사고의 빈도수 감소로 인한 오토바이 보험금 지급도 줄일 수가 있겠다.

즉, 교통 선진국들과 비슷한 보다 나은 이륜차 운전문화가 우리나라에도 형성될 것이라고 본다.

 

이렇게 된다면 타는 사람들은 보다 안전하게 운전함으로써 보다 나은 오토바이 운전 문화를 즐길 수 있고, 보험회사도 보험금 지급을 줄임으로써 수익성을 높일 수가 있고, 비 오토바이 운전자들도 보다 나은 오토바이 운전 습관과 행태로 보다 나은 도로환경을 누릴 수가 있으며, 우리나라 사회는 전체적으로 보다 많은 오토바이가 도로에 안전하게 다님으로써 상대적으로 보다 나은 도로 환경에 나머지 차들이 다니고 보다 효율적인 사회가 될 수가 있을 것이다.